[신입생 예비소집일]
오늘은 아이의 신입생 예비소집일이다. 아이는 초등학교를 바로 가지 않고 현재 다니고 있는 기관을 조금 더 다니다 입학을 할 예정이지만, 정원 외 관리 학생으로 분류되기 위하여 우선 학교에 입학 신청 후 생활기록부를 생성하기 위하여 다녀왔다.
해당 방법에 대해서는 지난달 학교 측에 연락을 하여 자세한 설명을 들었고, 오늘은 대안기관의 재학 증명서를 제출하고 동의서를 작성함으로써 간단한 절차를 통해 올해 입학 신청 후 재학하지 않고 다른 기관에서 1학년을 다니고 나중에 제 학년에 편입하는 것으로 말씀드리고 돌아왔다.
초등학교를 들어갈 일이 없었기에 요즘의 학교는 어떤지 궁금했다. 와이프도 회사에서 잠깐 외출을 하고 나와 함께 같은데, 요즘 학교는 어떤지 궁금해서 나왔다고 한다.
1층 현관을 들어서니 넓게 트인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 때는 현관을 들어서면 양쪽으로 쭈욱 뻗은 나무 마루에 줄지어진 교실이 특징이었다면, 우선 넓게 트인 중앙의 공간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1학년 교실이 1층에 줄지어 있는데 1학년 학생들이 계단 등을 이용하다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배려의 모습이 곳곳에 보인다.
재작년 유치원들을 방문했을 때 느꼈던 것처럼 다양한 시설들을 배치하고 아이들이 교실을 옮겨가며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배움의 공간의 이미지가 비슷하게 적용되어 있다. 우리 때 학교의 이미지는 천편일률적인 딱딱한 이미지였다면, 1학년 공간만 다녀와서 그런지 몰라도 그냥 유치원의 연장선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자유롭고 환한 분위기다. 곳곳에 작년 1학년 학생들이 어떻게 공부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결과물들이 여기저기 놓여있다. 인상 깊은 것은 반 학생 아이들이 함께 그린 그림들과 학생 이름이 적혀 있는 돼지 도장판이다. 각자 약속을 한 것을 달성할 때마다 도장 스티커를 붙여 나가며 실천의 기쁨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 다니고 있는 기관의 만족도가 높기에 당장 학교에 오지는 않겠지만, 시설을 보니 아이가 쉽게 적응하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것 같아 언제든지 아이의 의사에 따라 학교에 편입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 들어서면서 처음 보는 아이들이 다가와 우리 아이에게 인사를 한다. 누군지 물어보니 태권도를 같이 다니는 친구들이라고 한다. 동네 친구들과 사귀기 위해 놀이터에 나가 놀고, 동네 피아노를 다니고, 동네 태권도장을 다니게 하면서 지나가며 인사하는 아이들의 수가 점차 증가했다. 그러면서 자연히 아이의 사회성도 길러지고 낯가리는 경향도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특히, 태권도장에서 어울린 친구들이 많은 것 같다. 대부분 태권도에서 함께 배웠다고 답을 해준다.
이래저래 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아이가 적응을 잘할 수 있을까 내심 걱정이 되긴 했지만, 오늘 학교를 방문해 보고, 선생님들을 뵙고, 처음 보는 친구들이지만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에너지를 느끼고 와보니 언제든지 아이가 와도 충분히 잘 적응하고 재미있는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면 또 다른 기쁨을 느끼게 되고 학부모로서의 책임감이 더 증가한다고 하는데, 오늘 그런 기분이 어떤 기분인지 이해가 갔다. 또 다른 인생의 서막이 열리는 듯하다.
[순풍산부인과를 보고 받은 충격]
어머니는 요즘 IpTV에서 하는 순풍산부인과를 보신다. 갈 때마다 보고 계시기에 옆에 앉아서 같이 볼 때가 많은데, 볼 때마다 느끼지만 미달이는 정말 연기를 굉장히 잘한다. 1990년 생으로 당시 만 7세의 나이일 때 연기를 하는 것인데, 어쩜 저리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잘하는지 모르겠다. 아이도 취미이긴 하지만 뮤지컬을 할 때 보면 어딘가 모르게 로봇 같은데, 미달이는 그냥 연기가 아니라 본인을 표현하는 것 같다. 라디오 스타에 나온 박영규 배우는 당시 미달이에게 '너 얼마 벌었어?'하고 물었고, 당시 아파트 1채 + 현금 3억이라는 대답을 들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미달이 연기를 보면 그러고도 남는다라고 이해가 된다.
두 번째 받은 충격은 방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연기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옆에 미달이가 있는데 담배를 피운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우선 아이 앞에서 담뱃불을 붙인다는 것, 그리고 실내에서 담배를 피운다는 것이 충격이다. 이 두 가지를 법으로 금지시킨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세 번째 받은 충격은 김소연 배우의 모습이다. 1980년 생인 김소연은 당시 만 18세의 나이로 순풍산부인과에 출연을 했는데, 그때의 외모와 지금의 외모가 전혀 다르지 않다고 느껴질 정도다. 이 정도면 뱀파이어 수준이다.
어머니 말씀에 따르면 순풍산부인과의 작가인 송재정 님은 옆집에 살았다고 한다. 진즉에 알았더라면 사인이라도 한 부 받아 놓을걸...
[오늘 하루 난 운전기사 - 졸지 않기 위해 생각을 한다]
오늘 새벽 5시에 아버지를 공항에 모셔다드렸다. 아침 8시 5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일찍 모셔다 드리게 되었는데, 왜 그렇게 졸린지 운전하는데 졸음이 몰려와 힘들더군.
졸음을 쫓아보려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해보았다. '만약 한국에서도 개인이 할 수 있는 우버 서비스가 있다면, 얼마를 책정해야 적정할까?' 우선 집에서 공항까지 택시비를 찍어보니 30,600~37,700원(톨비 별도)이 나온다. 왕복 10L 정도의 휘발유를 쓴다고 한다면 대략 15,000~20,000원 가량의 수입이 생긴다. 만약에 운이 좋아 갈 때 올 때 모두 한다고 했을 때는 22,500~30,000원 가량의 편도 수입이 생기게 된다.
생각보다 효율이 좋지는 않은 듯하다. 외국의 경우에는 택시비가 워낙 비싸니 우버나 그랩 서비스가 발달되어 있다. 그런데 한국 시장에서는 택시비가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내가 자차로 서비스를 한다고 했을 때 비교를 해보니 택시를 타는 편이 낫다는 결론에 닿은 것을 보니, 택시비가 아직은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배달의 경우에는 효율이 나오니 많은 사람이 하고 있는 듯하지만, 아직은 우버는 잘 모르겠다.
두 달 전 와이프 출장으로 공항에 데려다주면서 'International Taxi'를 보게 되어 한 번 찾아본 적이 있는데, 그건 한 번 해볼 만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인 승객을 태우고 영어로 이야기하며 운전을 한다면 돈을 벌면서 영어 회화를 하게 되는 것이니 일석이조 아니겠는가 싶었다. 만약에 개인이 하는 우버가 도입된다면 외국인 승객을 위한 서비스 정도는 고려해 볼 만하겠다.
오전에는 공항을 다녀왔고, 오후에는 버스터미널을 다녀왔다. 와이프의 동기가 그제 소천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해외에서 유명을 달리한 터라 오늘에서야 빈소가 마련되어 오후에 내려가게 되었다. 새해 초부터 아직 이른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주게 되니 안타깝다. 이제 슬슬 그런 나이가 된 것일까 싶기도 하다. 후배이기에 함께 가볼까 생각은 했지만 와이프는 친하지 않았더라면 굳이 갈 필요가 없다며 혼자 내려갔다. 본인은 이제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그런 부류가 되어야 한다며 각종 경조사에 빠지지 않고 열심히인 걸 보면 참으로 대단하다. 철인 28호를 빗대어 OO 1호라고 본인을 부르라고 했었는데, 아직까지도 에너지가 넘치는 걸 보면 정말 자기 관리 하나는 끝내준다.
어제 다시 나태해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핀잔을 주는 모습이 갑자기 스쳐 지나간다.
매일 밥 먹고, 용변을 보는 것처럼 운동도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 아이 커가는 모습을 보고 와이프 은퇴하면 같이 여행 신나게 다니려면 건강해야지.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