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아이는 처가에 내려가면 언제나 그렇듯 장모님이 하고 계시는 서점에 나가 하루를 보낸다. 서점에 가면 책이 많기에 자기가 원하는 어떠한 책이든 꺼내어 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아이는 보통 스티커북, 퍼즐, 그림 그리기, 미로찾기 등의 책을 꺼내서 보았다. 그런데 지난달에는 초등학교 1학년 수학 책을 꺼내서 보더니 이번 주에는 한자 8급 책을 꺼내어 보았다고 한다. 심지어, 책 전체를 다 풀었다고 영상을 찍어 보내주셨다.
집중력이 매우 좋아졌고, 공부에 대한 재미를 붙였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다. 허나, 한 권의 책을 전부 다 할 정도로 한자에 재미를 붙이고 있고, 집중을 하여 다 해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새 책을 열어 조금 하다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에 더더욱 놀라운 상황이다.
확실히, 아이는 공부에 대한 재미를 붙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최근 학습지에서 한자를 하면서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말도 부쩍 늘어 본인이 하고자 하는 말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문장의 비문이 현저하게 줄어들었으며, 점차 논리 정연한 말과 이유가 분명한 설득력 있는 말을 한다.
얼마 남지 않았다. 분명 아니는 올해 안에 또래의 아이들과 비교하여 뒤처지지 않을 정도의 언어를 구사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Deepseek]
월요일 아침 9시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증권 앱과 트레이딩뷰를 열지 않았다. 우리나라 임시 공휴일 지정에 따른 장이 열리지 않음에 따라 늦잠을 늘어지게 잤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일어나 습관적으로 트레이딩뷰 앱을 열어본다. US100, 즉 나스닥100 선물지수가 많이 빠지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 미국 선물 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섰고, vix 지수가 고개를 들어 올렸기에 인버스와 vix로 정리를 해두고 설 연휴를 보내고자 했는데, 월요일부터 바로 이렇게 하향세를 보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중국에서 발표한 Deepseek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현상이었다. OpenAI를 필두로 한 미국의 AI보다도 훨씬 적은 resource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높은 추론 능력을 보여주는 등 성능으로 우위를 보임에 따라, 미국의 AI에 대한 거품 및 비효율성에 대한 지적이 나옴에 따라 AI 및 테크 등의 종목들이 빠르게 프리장이지만 큰 수준으로 빠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여러 가지 호재성 기사 및 인플레이션 완화 기조 등으로 1월에 재차 반등하여 우상향을 이어가는 미국의 주식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그렇지만, 시장은 이미 변동성 측면에서 다이버전스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마치 하락을 위시하기로 한 듯한 행동이 기세의 변화로써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장은 부정적인 해석을 드리우는 무언가를 기다린 듯하다.
해당 포지션으로의 조치를 이미 취해두었기에 큰 폭의 하락세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숏'포지션은 Short의 의미에서 보듯이 그 기간이 짧다. 하루 만에 반등할 수도 있다. 다행인 것은 하락의 깊이가 깊어 반등의 변동성을 만들어 내려면 큰 규모의 자본이 필요하다.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우상향을 그려왔고, 최근에는 상승을 하더라도 소폭의 상승만 있었을 뿐 큰 폭의 상승이 없다 보니 깊은 하락세에도 급격한 하방으로의 변동성이 생기는 바람에 더 큰 규모의 매도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8월 5일 엔 케리 폭풍 때에도 그랬다. 급작스러운 매도세에 따른 변동성 증가로 파생에서 출현하는 매도세에 따라 매도세가 급격히 증가하며 폭락을 야기했다. 이때의 교훈으로 인해 목요일부터 위험에 대비코자 인버스와 vix로의 포트폴리오 변경은 주효했다.
1월의 한국 장 분위기는 좋았다. 그런데, 이런 반등 이후의 상승세에 찬물이 함께 끼얹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31일 장이 오픈되었을 때 어떠한 모습으로 그려질지 모르겠다. 하락세를 함께 간다고 해도 당장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코스피, 코스닥 모두 7월 이후 하락분의 겨우 1/4 정도 회복되었을 뿐이다. 이제 막 상승을 시작했는데, 너무 큰 찬물이 끼얹어져 빠르게 식지 않기를 바라본다.
[쇼핑]
아이의 옷과 와이프 운동화를 사기 위해 백화점에 나갔고, 와이프는 뭐 필요한 것이 없는지 물어본다. 밖에 나갈 일이 별로 없다 보니 쇼핑을 가더라도 살 것이 별로 없다.
"사준다고 할 때 뭐라도 좀 사."
"별로. 딱히 떠오르는 것도 없어."
"막상 뭐 사려고 하면 맘에 드는 것 찾기도 어려워. 그냥 지나가다가 맘에 드는 거라도 발견하면 그냥 사 좀."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이 없기에 별로 눈에 가는 것도 없다. 사고자 했던 것을 다 사고 난 후 마지막으로 한곳을 더 가보자고 한다.
오래전에 청바지를 사고 최근에 사질 않았고, 만날 코듀로이 팬츠 또는 두꺼운 트레이닝 바지만 교복처럼 입고 있으니, 청바지를 한 번 보라고 한다. 파란색 계통을 집어주었는데, 때 마침 하단에 회색 계통의 진이 보였다.
"회색 계통의 진이 없으니, 그렇다면 이걸 한 번 입어볼게."
입어보니 편하다. 내가 가진 청바지에는 두툼한 것이 별로 없어 겨울철에 입을 만한 청바지는 없는 편이긴 하다. 착용 핏도 좋고 느낌도 나쁘지 않다. 밝은 회색 라운드 셔츠를 입었는데 짙은 회색의 바지는 잘 어울린다.
"오늘 시즌 오프 생사로 40% 할인도 적용이 되니 한 번 고려해 보세요."
사장님의 말씀이 귀가 쫑긋이다. 40%! 급작스레 긍정의 회로가 열리고 입가에 미소가 드리운다.
"잘 어울려. 그거 일단 사는 걸로 하자. 그리고 이 파란색 바지도 한 번 입어봐. 난 이 색상도 맘에 들어."
입어보라니 또 입어보기는 한다. 오늘 살 마음도 없는데 두 벌이나 입어봐야 하다니. '사준다고 할 때 좀 사.'라는 말이 귓가에 다시 맴돈다. 뭐 입어보는 것이야 100벌도 입어볼 수 있다.
입고 바깥으로 나오니,
"이것도 이쁘다. 집에 있는 거 다 버리고 이거 사서 입어."
"청바지 브랜드에서 입으시다가 저희 것 입으시면 이제 저희 것만 찾게 되셔요."
청바지이지만 면바지를 입은 것처럼 신축성이 좋고, 보드랍다. 그냥 나는 멀뚱멀뚱 서 있지만, 이미 와이프와 사장님은 교감이 된 듯하다. 아이와의 여행 때 입고 가라고 한다. '그래, 여행 가는데 편한 진을 입고 가는 게 좋겠네.'
40% 할인에 5% 카드 할인을 더하면... 그래 1벌 가격으로 2벌을 사는 셈이라고 생각하니 뭔가 횡재한 기분이 든다. 고마워. 잘 입을게. 많이 입어서 안 아깝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