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2025년 1월 26일 - 70일차

시나브로상승 2025. 1. 27. 00:59
728x90
반응형

[아이와의 여행 결정]

검색을 하다 보니 에어프레미아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미주 할인 코드를 발견했다. 유류할증료와 공항 이용료 등 부대 비용을 제외한 순수한 운임에 대한 50% 할인 코드다.

 

최근 신기종 도입으로 인한 스케줄 변동과 보잉 파업에 따른 B787 기종에 대한 부품 조달 문제로 인하여 정비 지연 등의 사유로 정시 출발하는 경우가 줄어들고 있어 구매율이 떨어지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작년 말 아시아나 마일리지 소멸로 마일리지 티켓에 대한 니즈가 증가한 상황에서 스타얼라이언스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항공에서 올해 2월까지 샌프란시스코 티켓을 대거 풀면서 실제 비용을 지불하고 티켓을 구매하는 구매력 또한 떨어져 항공료가 많이 내려와 있는 상태다.

 

와이프에게 함께 다녀오는 것을 제안하였으나, 22일~24일 가족 여행을 국내로 다녀오기 위해 연차를 사용하는데 또 연차를 이용하며 여행을 이어 가는 게 불가능하다는 답변이다.

 

아이와 나 단둘이 가는 경우 티켓값이 얼마인지 알아보니 100만 원이 채 되질 않는다. 안 그래도 이번 주 미주 노선에 대한 할인이 있는데, 추가로 운임에 대한 50% 할인 코드를 이용하니 많이 저렴해졌다.

 

구글 항공권으로 검색해 본 바 성인 1명 + 아이 1명인 경우 170만 원대도 저렴한 상태였는데 지금은 133만 원이 저렴한 최저가로 나오는 상황이다. 거기에 추가 할인이 되니 100만 원이 채 되지 않는 상황이다.

 

고민을 했다. 아이 방학을 맞이하여 집에서 데리고 있으며 무엇을 할까? 하던 찰나 발견한 기회이기에 샌프란시스코에 가게 되면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찾아보았다.

 

엑스플로라토리움, 어린이 창의력 박물관, 인사이드 아웃에 등장하는 롬바드 스트리트, 코릿 어린이 놀이터와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미 있는 골든 게이트 공원, 너무나도 유명한 금문교, 소살리토까지 왕복으로 즐기는 페리, 피어 39와 엘커트레즈 섬, 그리고 스탠퍼드 대학교와 UC 버클리 등 다양한 장소와 기회가 널려있다. 4박 6일 일정이기에 많은 것을 할 수는 없다.

 

8월에 얼바인과 샌디에이고 여행의 전초전으로서 장거리 비행에 대한 경험을 해보는 것, 그리고 2학기 시작 전에 영어권 국가를 방문함으로써 아이가 스스로 영어로만 생활하는 곳에 노출되었을 때 이야기가 들리는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키워주고 싶은 생각이다.

 

와이프와 신혼여행을 계획할 때, 하와이 여행 중 호놀룰루로 유명한 오하우 일정을 거의 넣지 않았고, 향후 아이를 낳고 아이가 5살이 되는 해에 함께 놀러 오자고 약속을 했었다. 그리고 아이가 5살이 되던 해에 오하우 여행을 다녀왔다. 이때만 해도 아이는 말을 잘하지 못했다. 막 말을 조금씩 늘려가던 시기이고, 어린이집에서 영어 수업을 통해 딱 2가지 'What's your name?'과 'How old are you?'에 대한 대답만 할 줄 아는 상태에서 여행을 갔다. 공항에 도착하고 난 후부터 보이는 한국과 다른 환경에서 아이는 오히려 편해 보였다. 아빠와 엄마는 한국어가 아닌 다른 나라말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며 신기해하기도 했고, 어차피 한국말이든 영어든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상황이니 부담이 덜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말을 하지 못해도 제스처를 하거나 그냥 그 상황을 즐기면 된다는 것을 느낀 듯하다. 그리고 호텔에서 수영을 즐길 때, 미국인 아저씨가 딱 저 2가지를 물어봤는데, 너무나 자신 있게 대답을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깜짝 놀라기도 했다. 아이가 귀여웠는지, 미국인 오빠들이 아이와 함께 놀아주었고, 그 기억이 좋았던 것 같다. 그 넓은 호놀룰루 거리에서 오빠들과 아저씨가 보이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기 OO 오빠 있다며 소리치기도 했다.

 

이렇게 여행을 다녀온 후 아이는 급격하게 긍정적으로 변했다. 그런 기억이 있었기에 이후에 여러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 베트남 호찌민을 다녀왔다.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 고모네 식구들과 다낭을 다녀왔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대만 타이베이를 다녀왔으며, 최근 일본 홋카이도를 다녀왔다. 영어권 국가는 아니지만, 모르는 언어를 쓰고, 생소한 환경에 노출시키며 본인이 모르는 환경이 존재함을 알려주고자 했다. 베트남 여행 때만 하더라도 많이 어렸던 터라 그저 손잡고 따라다니는 것이 주되었다면, 대만 여행에서는 뭐라도 한 마디 따라 하려고 했다. 본능적으로 인사말과 감사하다는 말은 상황에서 이해하고 습득하는 듯하다. 대만에서 '셰셰', 일본에서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를 배워 가끔 '감사합니다' 또는 '고맙습니다' 대신 말로 내뱉을 때가 있다.

 

말이 늦긴 했지만, 아이가 언어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부모의 바쁘다는 이유로 많이 대화를 하지 못했던 터라 다양한 말의 표현과 소리를 많이 듣지 못해 시작이 늦었던 이유가 가장 큰 듯하다. 한글을 스스로 떼고 난 후 책을 읽기 시작을 했고, 지금도 책을 찾아서 읽으려 하는 것을 보면 적어도 나보다는 낫다고 본다. 최근 영어도 슬슬 들리기 시작하고 말을 내뱉으면서 자신감이 붙는 듯하다. 정확한 표현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많이 늘어났고, 영어로 된 유튜브 키즈 영상을 보며 때로는 설명을 해주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영어권 국가를 다녀오면서 본인의 현 수준이 맹탕은 아니고, 이제 슬슬 들리고, 영어만 쓰는 곳에 가서 본인이 이야기를 할 수 있음을 스스로 경험함으로써 자신감을 더 키우고 자극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장거리 비행을 하겠지만, 4일이라도 경험을 시켜주고 싶다는 생각이다.

 

현지 아이들과 놀이터에서 놀고, 박물관에 체험 프로그램을 신청해 선생님과 함께 수업을 경험해 보고, 본인이 좋아하는 인사이드 아웃에서 봤던 곳을 직접 방문해 봄으로써 한 번 그림을 그려보고, 최근 조개에 푹 빠져있는데, 피어 39에 가서 클램 차우더 수프를 먹으면서 바다사자를 본다면 좋은 기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공원에 나와 따뜻한 햇볕을 즐기며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나중에 크게 되면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기억을 가져볼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그리고 유학시절 알고 지내던 동생이 지금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고, 첫째가 우리 아이와 같은 나이이기에 함께 반나절 정도는 같이 놀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연락은 취해 두었는데, 한 번 날짜 맞춰서 미국의 교육을 받고 있는 아이와 본인이 어떻게 다른지 놀면서 느껴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최근 호주에서 지내고 있는 오빠와도 재미있게 놀았으니, 비슷하게 잘 어울리며 놀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쌓아둔 포인트와 이번 포인트 구매 보너스 기회를 통해 4박을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항공료와 호텔비를 아끼는 대신, 아이가 짧은 시간에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비용은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스스로 마트나 쇼핑몰에 가서 친구와 가족들의 물건도 사보게 해 볼 생각이다.

 

급작스럽게 내린 결정이지만, 항상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난 후에 아이가 많은 발전을 보였기에 이번에는 큰맘 먹고 시간을 할애하여 단둘이 여행을 떠나보고자 한다. 최근 이런저런 것에 호기심도 왕성하고, 스스로 공부도 하려고 하고, 이렇게 준비가 충분히 되어있는 상황에 영어권 국가에 방문하여 영어로 대화를 하는데 가능성이 있음, 그리고 부족한 상황을 스스로 느끼는 자극이 촉매제로서 작용하여,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더 하고 싶다는 욕구로 발전되기를 바라본다.

 

아이가 충분히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올 수 있도록,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정으로 잘 짜보겠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