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2025년 1월 20일 - 64일차

시나브로상승 2025. 1. 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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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러닝]

운동을 하도 안 하다 보니 걸음을 걸을 때, 계단을 내려올 때 등 몸의 균형이 잘 맞지 않는 듯하고, 전처럼 빠르게 움직이기 어려울 때도 있고, 특히 조금만 달려도 숨이 차는 등 나쁜 현상은 다 지니고 있다. 집에서만 운동을 하는 것도 좋지만 바깥에서 운동을 하는 것도 병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런저런 운동을 찾아보니, 뛰는 둥 마는 둥 하는 슬로우 러닝이 나 같은 사람에게 좋다고 한다. 지난주부터 시작을 해보려 했으나 워낙에 추운 날씨에 날씨가 좋지 않아 미루다 오늘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은 듯하고 바람도 없어 아파트 단지를 천천히 달려봤다.

 

걷는 것보다는 빠르지만 힘을 뺀 상태에서 살살 뛰니 처음에는 어려운 것을 느끼지 못했다. 이대로 한다면 몇 바퀴도 거뜬할 것 같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평소에 자주 뻐근했던 왼쪽 고관절이 당기는 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신경이 쓰이더니 엉덩이 근육과 허벅지가 당기기 시작했다. 천천히 달리는 것이라고 얕봤다가 큰 코를 다쳤다. 힘이 들긴 하였지만, 금세 땀이 나기 시작하며 기분이 좋아졌다. 힘이 들긴 했지만, 처음에 달리려고 한 것만큼은 끝마쳐야 한다는 생각으로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속으로 생각하며 앞으로 계속 나아갔다.

 

얼마 달린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집에 돌아오니 종아리부터 엉덩이까지 근육들이 다 당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몸이 나른해지며 힘이 들었다. 그동안 내 몸에 얼마나 근육이 없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순발력이 필요하기보다는 지구력이 필요하다는 말에 시작을 하기로 마음을 먹은 슬로우 러닝. 자주 하면 근육도 생기고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겠지?

 

[채용공고]

매일 오후 5시가 되면 금융권 채용공고가 알림으로 날아온다.

오늘도 어김없이 '대체투자'라는 단어가 있는지 없는지부터 찾아본다. '대체투자'의 범위가 워낙 광범위하여 일단 채용공고를 열어본 후 다시 선박금융에 대한 내용이 있는지를 찾아본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포진되어 있고, 한정적인 딜이 나오는 관계로 채용공고가 나기가 그리 쉽지 않다. 특히, 내 나이 정도를 뽑는 포지션은 더더욱 찾기가 어렵다.

 

지지난달 하나 지원을 했었고, 면접까지 보았지만, 결국은 되지 않았다. 예전에 많은 딜을 했던 곳이고, 아는 형님이 팀장으로 계시기에 기대를 했었지만, 고배를 마시게 되니 씁쓸하기 그지없었다. 나보다 경쟁력이 있는 지원자가 있었으니 그러한 결과를 낳았을 것이다. 관련 분야에 채용공고가 잘 나지 않는 것을 잘 알기에 더욱 속상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또한 잘 지나가더라. 계속 시장에 대한 지표를 모니터링하고, 열기 저기 소식을 찾아서 보며 머릿속 퍼즐을 계속 맞춰가며 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국제 정세와 선박 금융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서도 계속 따라가 보려고 기사 등을 찾아보고 있다.

 

오늘 날아온 채용공고를 보니 제일 첫머리에 '대체투자'라는 단어가 눈에 확 띄었다. 반가운 마음에 채용공고를 열어보니, 차~부장급도 1명을 뽑는다고 되어있다. 조금 더 스크롤을 내려 보니 '선박/항공기, 인프라 ...'라는 단어가 보인다. 다시 한번 회사 이름을 보니 낯이 익다. 지난번 채용 지원을 했던 회사에 팀장님으로 계시던 분이 옮겨간 회사였다.

 

오랜만에 새해 인사를 덧붙이며 연락을 취해봤다. 그리고 이번 채용에 대해서 몇 가지 여쭤봤다. 공고에는 '선박/항공기 금융'이 포함되어 있지만, 주력을 부동산이라고 하셔서 약간 위축되긴 했다. 넓은 범위에서는 MBS나 ABS를 하는 방식이 비슷하지만, 경력 상 부동산을 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을 했다. 결국 그 운용사도 경쟁이 치열한 부동산 펀드 시장에서 집중을 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투자 목적물을 늘려가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느껴졌다. 운용사 내에 선박/항공기를 다루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기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주위에 발전소와 신재생 에너지를 하는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한다면 그런 부분까지도 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많이 발굴해 낼 수 있겠다는 자신이 든다.

 

운용사의 크기가 크지 않지만, 설립자를 보고 그 회사로 옮겨가신 예전 팀장님의 성향을 보건대 조용하지만 알차게 운용을 하는 회사인 것으로 보인다. 정책금융의 입김이 많이 작용을 하는 지난번 지원 회사보다는 조금 더 오픈된 환경에서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도 든다.

 

내가 그동안 해오면서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을 잘 녹여내고, 이에 따른 장점과 이를 활용한 앞으로의 나의 목표를 잘 어필하여 좋은 결과를 내 볼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일단 합격하게 되면 다시금 일을 즐기면서 해보려고 한다. 선박금융 시장에 내가 돌아왔음을 알리고 좋은 딜을 많이 발굴하고 만들어 내보고 싶다. 그리고 해보지 않은 항공기 쪽도 많이 발굴하고 공부해 보고 싶다. 더욱이 안 해봤던 인프라 쪽도 함께 하면서 나도 성장하고 회사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이 기여하고 싶다. 실무자로서 일을 공부해 가며 할 때가 가장 즐거웠으니, 자연스럽게 그리하도록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가족, 믿음 - 아이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영양분]

아이가 학습지 수업을 마친 후 눈빛이 또 또렷하니 똘망똘망하다. 밥을 먹으면서도 옆에 학습지를 놓고 풀겠단다. 밥을 먹는데 집중을 해야 하니 밥을 먹고 난 후에 하자고 말을 해주었다. 연필을 내려놓는데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이다니 새롭다.

 

그래도 금세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밥을 먹고 나니 조금 놀고 싶은지 TV를 보고 싶단다. 엄마가 얼마나 보겠냐 물으니 10분을 보겠다고 한다. 10분 알람에 맞춰 10여 분 시청을 하고는 TV를 끈다. 그러고는 학교에서 내준 숙제를 들고 오더니 그것을 하겠단다. 보통은 주말에 하는 편인데, 오늘 퀴즈에서 100점을 맞은 것을 자랑하더니, 바로 이어서 숙제를 하겠다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기특한지 모른다. 평소에는 옆에 앉아서 하나하나 설명을 해줘 가며 하는데, 오늘은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혼자서 숙제를 하고는 설명을 해주는 것을 보니, 이제 파닉스 부분은 많은 이해를 하고 있어, 단어를 처음 보더라도 읽을 수 있고, 반대로 소리를 듣고 스펠링을 쓰는 것이 많이 자연스러워졌다. 그리고, 전보다 숙제의 지시 사항에 대해 이해를 잘하는 것 같다.

 

4개월 전 처음 숙제를 할 때 옆에서 설명을 해줘가면서 해도 많이 어려워하였고, 눈물을 흘리기 일쑤였는데, 지금은 그 눈에서 눈물이 아닌 빛이 나고 있다. 점점 자신감이 붙고 있으며, 집중력을 바탕으로 끈기 있게 붙들어 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점점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며 얻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니 대견하고 고맙다.

 

오늘은 세 남매를 과학고, 카이스트를 보낸 부모 이야기, 서울대 의대를 보낸 부모 이야기를 봤다. 짧게 정리된 영상이었는데, 공통점은 아이들의 학업 과정에 항상 같이 있었다는 것이다. 보통의 부모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함께해 주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에 들어서며 교과의 내용이 점점 어려워지기에 그 끈을 놓치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이의 학업에 대한 관심이 점차 줄어들게 되는데, 좋은 학교를 진학하고 공부를 즐거워하는 학생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은 어려운 환경이긴 하나 부모들이 아이의 학업 성취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관심을 가지며 함께 한다는 것이라 한다. 더 좋은 것은 옆에서 함께 공부하는 것이라고 한다.

 

사실 나도, 와이프도 이미 겪었던 것이기에 이해가 어렵지 않은 내용이다. 부모님은 항상 믿는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장모님도 마찬가지 시다. 그렇기에 나와 와이프 모두 학창 시절을 잘 보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와이프가 지난번 만났던 그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역시나 부모님의 믿음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이 든다.

 

아이가 점차 자신감을 찾아가며 즐기는 것이 보기 좋다. 점점 어려워지겠지만, 그걸 넘어 일어서며 본인의 것으로 하나 둘 만들어갈 때의 희열을 스스로 느끼기를 바라본다. 옆에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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