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다양한 이벤트가 있었다.
우선 때를 놓쳤다가 까먹었던 실업급여 신청 절차 마무리를 지었다. 1차 교육을 들으러 다녀왔다. 별 내용은 없이 재취업에 대한 의지를 여기는 것이 필요로 한다. 오늘 날짜부터 160일 정도 나온다고 하는데, 재취업이 되는 즉시 일단 지급이 멈추기 때문에 일찍 하지 않은 것이 조금 아쉽다. 그렇다고 재취업을 미룰 수도 없는 노릇이고. 까먹기도 잘 까먹고, 실행력도 없는 나 자신이 참 부끄럽다. 어제 아이는 와이프를 닮아 책임감이 강하고 약속을 잘 지킨다고 했는데, 너무 비교되는 부분이다.
오늘 아이의 위쪽 앞니 1개와 아래쪽 작은 앞니 1개, 총 2개의 이를 뽑았다. 지난번 아랫니 2개를 뽑을 때는 이가 뒤로 삐져나오는 바람에 마취를 하고 뽑았고, 아이는 통증을 느끼지 않은 채 웃으며 이를 뽑았다. 실제로 옆에서 보고 있어도 이를 힘 안 들이고 쉽게 뽑으셨다. 그런데 이번에는 많이 흔들리고 있어 마취를 따로 하지 않은 채 아이에게 "조금 꼬집하는 느낌 나서 따끔할 거야" 하시더니 우지끈 소리와 함께 이를 뽑으셨다. 아랫니는 조금 덜 흔들리는데, 그마저도 한 번에 우지끈 소리와 함께 뽑아내셨다. 아이는 윗니의 경우 워낙 흔들려 아픈지도 모른 채 우지끈 소리에 놀란 듯했고, 아랫니는 놀란 나머지 우는 사이에 경황없이 뽑혀 나갔다. 아이에게 아파서 우는 건지 놀래서 우는 건지 물어보니 놀래서 운다고 했다. 놀랬지만 잘 견뎌내었고, 씩씩하게 금세 눈물을 그칠 수 있지? 하고 물으니 훌쩍거리다가 위생사 선생님이 건네주시는 산타 풍선을 받아 들고는 눈물이 멈추었다. 전에 뽑을 때는 거즈를 잘 물지 못하기도 했고, 침도 잘 못 삼켜서 피랑 침이 뒤섞인 채 질질 흘렀는데, 이번에는 앙 다물고는 침도 잘 삼켰다. 3달 정도 사이에 또 많이 성장을 했다. 말귀도 잘 알아듣고, 선생님께서 30분은 물고 있어야 하고 침도 잘 삼켜야 한다니 그 말씀을 잘 새겨듣고 실행에 옮기는 모습이 장하고 고맙게 느껴졌다.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지혈이 잘 되었다. 본인 이를 뽑은 게 자랑스러운지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외할머니까지 전화를 해달라고 한다. 이를 뽑고 씩씩하게 울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나 보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방방 거리며 '나 아무렇지 않아요!'라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인다. 하루하루 다르게 씩씩해지고, 말도 많이 늘고, 자신감도 늘어 보기가 좋다.
아이가 학교에서 테스트를 본 결과를 가지고 왔다. 지난 학기 말에 본 테스트 후 약 4개월여 지난 후 어느 정도 성장을 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테스트이다. Literature는 지난번 40% 초반에서 60%까지 올라왔다. 대부분의 영역에서는 평균 수준을 가지고 있는데 Foundational skills라는 영역은 상대적으로 상대적 강점을 보인다는데, 정확하게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겠다.
Math는 처음 Test를 본 것인데 68%가 나왔다. 연산과 대수 개념은 상대적 강점을 보인다는데, 이는 꾸준히 하고 있는 학습지 덕인 듯싶다. 도형이나 측정, 데이터 분석은 그냥저냥 평균 수준을 하는 듯하다.
SR Test는 지난번 0.6에서 이번에 0.9로 올랐다. raw scale도 737에서 766으로 올랐다. 아직 1점이 되지 않는 관계로 Grade 1 수준에 올라서지는 못했지만, 이 정도면 많이 따라온 것이다. 여전히 1학년 교육 레벨 기준 10~20% scale 정도 밖에 닿지 못했지만, 지난번 0~10% scale 수준보다는 올라가고 있으니 기분이 좋다. 미국 전체의 Grade 1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는 지난번 38%에서 42%로 4%가량 올랐으니 발전을 한 것이다.
지난번 Test 결과지를 보여줬을 때 100명 중 잘하는 아이들이 90명이 넘는다고 했더니 다음번에는 100을 맞고 싶다며 울며 공부하겠다고 했던 것이 불과 3개월 전이다. 그 이후에 책도 보고, 숙제도 하고, 가끔은 혼자서 말도 안 되는 영어로 이야기로 하며 놀기도 한다. 9월 대비로 선생님들께서 가장 많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아이라고 용기도 많이 북돋아 주신다. 내심 이번 Test에서 1.0을 넘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는 있었지만, 0.9로 3개월 동안 3개월 분 성장을 한 것이 다행이다. 다음번 Test에서도 또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면 되지. 꾸준한 것이 중요하지 않겠나?
한국에 들어와 처음으로 잡은 직장에서 팀장이었던 동생이 결혼을 한다고 하여 점심을 같이 먹으며 청첩장을 받았다. 1년 조금 넘게 다닌 직장이지만, 아직도 당시 일을 하던 동료들과 단톡방에서 수다도 떨고 근황도 자주 나누는데, 오랜만에 좋은 소식으로 아주 활기찬 대화를 하고 있다. 또,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일을 하고 있던 터라 오늘 점심을 먹게 되었다. 점심 식사에 커피까지 얻어먹고, 오랜만에 좋은 소식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요즘은 결혼식 준비도 대행으로 다 해준다고 한다.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간다고 하기에 2년 전 가족과 다녀온 하와이 일정을 공유해 줬다. 아이랑 다녀온 일정이긴 하나 신혼여행으로 가는 것도 참고하기 좋고, 특히 식당이라든지 어떻게 하면 렌터카 등을 싸게 하는지 정보도 있으니 참고가 될 것이다. 호텔 경비를 아끼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으나, 이미 업체를 통해서 다 한 듯하다. 그게 조금 아쉽네. 여행에 관해서는 종종 물어보라고 했으니 필요하면 묻겠지?
마지막으로 오늘 장중에 공시 내용으로 핫했던 '루닛'의 창립 멤버 6명의 블록딜 소식이다. 루닛의 창립 멤버들 중 몇 명은 대학교 후배로 같은 동아리도 했었던 동생들이다. 오늘 사전 고지를 피하는 50억 미만의 49억 999x만 원어치 블록딜를 어제 시간외로 하였고, 오늘 공시를 하였다. 10여 년 전 게임회사를 잘 다니다가 루닛이라는 회사를 창업하고 합류를 한다는 후배의 소식을 들었었고, 새로운 여정의 발걸음에 다른 IT 분야에서 잘 나가는 동생과 응원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투자도 잘 받고, 의료 AI 분야에서 잘 나가는 기업을 일궈낸 것이 굉장히 장하다. 오늘 매각의 규모는 보유량의 약 8% 수준이니 아직 매도하지 않은 92%의 가치는 공시 기준으로 570억 원 가량 남았다.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닌가? 그때 함께 응원을 했던 친구와 오늘 공시 내용을 전달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 친구의 경우는 함께 하던 애들이 서로 싸우고 팀워크가 이뤄지지 않아 성장의 기로에서 고꾸라 지기를 반복하다 지금은 배달의 민족을 하고 있는 우아한 형제들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루닛의 멤버들은 크게 모난 녀석들이 없고, 다들 이미 친한 애들끼리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고, 전부 착실한 친구들이다 보니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각종 부침이 있었겠지만, 지금의 아웃풋을 내고, 아직도 진행형인 발전을 꾸준히 이끌어 가는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어제의 공시를 낼 정도의 경제적인 부를 축적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기술을 가지고 있고, 그 기술을 계속 연구하며 발전시켜 나가는 기업들이 뚝심 있게 밀고 나갈 때 비로소 가치를 인정받게 되고 승승장구하게 된다. 미국 주식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알겠지만, 과거 FANG이 한참 리딩을 했고, 최근에는 테슬라와 엔비디아, 그리고 지난달부터 브로드컴까지 기술에 근간을 두고 꾸준히 하는 기업의 가치가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그 정도의 규모는 아니지만, 루닛이 아마 우리나라에 상장된 주식에서는 셀트리온, 알테오젠과 견주어 기술에 근간을 두며 아웃컴을 낸 기업이 아닌가 싶다. 잘할 수 있고, 하면서 즐거운 그런 일을 하는 동생들이 자랑스럽고, 한 편으로 부럽기도 하고, 계속 응원하고 싶다.
어제 검색을 해두었던 내년 여름방학 때 미국행 비행기 티켓팅을 마무리 지었다. 마일리지 할증에 유류할증료까지 더해보면 에어프레미아의 320만 원에 견주었을 때 마일의 가치가 1마일당 10원이 채 되지 않는 관계로,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은 값어치이므로 에어프레미아에서 그냥 발권을 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고려하긴 했지만, 에어프레미아의 좌석은 35인치로 프리미엄 이코노미 42인치 대비 나쁜 수준이 아니며, 대한항공, 아시아나 모두 32인치인데 반해 3인치나 넓고 좌석도 5도나 뒤로 젖혀져 대단히 좋은 가성비를 가지고 있기에 이코노미로 발권을 마무리 지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모두 약 500만 원 가량이 드는데, 이번 크리스마스 15% 할인을 곁들여 FSC 대비 약 65% 수준이 티켓팅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마일 남은 것들은 동남아 여행을 갈 때 비즈니스석을 노려봐야지. 내년에 대한항공 3.7만 마일 소멸이던데, 25년 또는 26년에 갈 계획을 미리 세우고 티켓을 노려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