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늦게 잠에 들기도 했고, 밤사이 아이가 계속 기침을 해서 신경 쓰느라 제대로 자지 못했으며, 새벽녘에 겨우 잠든 거 같은데 와이프가 새벽부터 깨워서 하루 종일 비몽사몽인 상태였다.
아침부터 밥을 하고, 아이도 일찍 일어나 기침을 하고 목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컨디션은 좋은지 연신 재잘재잘되고, 아침부터 병원을 갔다가 학교에 보내려고 준비할 것도 많고, 몽롱한 상태에서 잘 준비는 하고 있는지 모른 채 정신없이 채비를 하고 병원으로 향했다.
아이 학교 옆에 병원이 생겨서 너무 좋다. 그냥 한 건물에 같은 층이다 보니 진료를 마치고 바로 약국에 들러 약을 먹이고 학교에 밀어 넣으면 되는 매우 간단한 루트를 이동하면 되는 누워서 떡 먹는 일이다. 주위에 감기 환자들이 많고, 특히 어린이들의 호흡기 증후군이 유행을 해서 그런지 아침부터 어린이 환자가 많다. 그리고, 우리 아이 말고도 학교 친구들이 몇 명 있다. 학교가 아닌 병원에서 친구들을 만나니 아이들이 좋은가 보다. 처음 보는 아이인데 인사를 나누길래 물어보니 2학년 언니란다. 이제는 물어보면 대답도 잘해주고, 본인 학년도 아닌데 다른 학년 언니들까지도 알고 있다니 제법 사회성도 길러졌다.
집에 돌아오니 11시 직전이다. 보통 아침에 9시에 장이 열리면 10시까지 굉장히 바쁘고, 11시 정도가 되면서 슬슬 여유로워지는 시간이다. 그런데 오늘은 다른 이유로 11시까지 바빴고, 11시가 되자 여유가 생겼다.
우선, 어제 하루 정도 인버스를 더 가져가게 된 이유부터 간략하게 적어보자면, 미 연준에서 금리를 인하할 때, 안 할 때 나누어 생각을 해본 결과이다.
- 금리를 인하할 때
- 금리 인하 시 달러 약세 → 원/달러 환율 하락 : 호재
- 하지만 금리를 인하한다는 건 경기부양을 해야 하는 이유가 존재함: 악재
- 금리 인하를 하더라도 비둘기파적 관점인지 매파적 관점인지 중요: 전자의 경우는 그냥저냥 고만고만하겠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매우 악재
-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때
- 매파적 관점의 경우에는 무조건 악재
- 강달러 지속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 악재
강한 상승만 하던 지수에 찬물을 한 번 끼얹어줄 트리거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해서 위의 시나리오처럼 한 번은 핑곗거리로 푸닥거리를 해야 할 것 같았다. 지수 기술적 분석 상으로도 그렇고. 그래서 어제 장 끝나고 밤에 자동 매도를 걸어두었다.
어제 잠에 들기 전까지만 해도 지수는 관망인 상태였다. 하지만, 우리 시각 4시에 발표가 있었고, 그때부터 곤두박질을 쳤더라. 아침에 우리나라 장 시작할 때 목표로 해둔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서 시가를 형성하는 바람에 아침에 아이 병원 가느라고 신경 못 썼는데, 시가에 팔려 있었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그냥 목표로 해둔 가격에 팔리니 더 이상 신경 안 써도 되고 좋더라.
이렇게 내려놓는 게 왜 그렇게 힘들었니? 분석을 잘해두고, 그저 적은 금액이라도 수익을 내고 팔리게 해 뒀더라면, 그리고 본전 생각나서 기도메타나 했던 바보짓을 왜 했니? 그 어떤 복잡한 수학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개념을 가지고 쉽게 하라고 가르쳐 놓고,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에 함께 움직이며, 정작 분석 결과보다 마음속 나비의 움직임에 흔들렸던 때가 반성이 된다.
하나둘씩 룰을 정해서 주어진 틀 안에서 운용을 하고자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일단 기업의 재무 상태이다. 일정한 기준을 가지고, 분기 보고서를 보며 종목을 선정한다. 3분기 분기 보고서 발표 후 나름의 기준에 필터 된 종목수는 대략 320 종목이다.
그리고 난 후 기술적 분석을 가지고 또다시 필터를 두 번 거친다. 특정 기준으로 1차적으로 걸러보니 오늘 기준으로 183 종목이다. 이 종목들 가운데 수익률을 크게 줄만한 종목을 2차로 걸러보니 49 종목이다. 이처럼, 목표가 수익 내면 또 살만한 종목이 수없이 많다. 안전하게 가자. 기본적으로 아래 손실은 틀어막고, 위는 열어두고, 목표가에 닿은 후 다시 조정을 받으면 미련 없이 매도하고, 또 새로운 좋은 종목들을 포트에 넣어주면서 안정적인 우상향을 그리도록 만들어 보자.
그제 지수의 추세가 하락세임을 확인하고, 수익 중인 종목을 미련 없이 모두 정리하고, 그동안 잘못 사 두었던 종목들을 상계처리하고, 새롭게 마련된 자금으로 인버스를 매수함으로써 방어적인 태도를 취한 건 결과적으로 잘한 일이다.
이번 1달간의 경험과 공부를 통해 얻은 생각을 내일 코드에 반영을 시키려고 정리 중이다. 노트에 정리를 하다가 아이 재우면서 같이 잠들어 버렸는데, 와이프가 침대에 걸 터 앉아 잠든 모습을 보고, 혀를 끌끌 찬다. 그냥 오늘 하루 비몽사몽인 상태에서 애 재우다가 그냥 같이 잠든 건데...
이제 2024년도 10여 일 남았다. 참 올 한 해는 스펙터클하다. 기분이 좋고 나쁨이 극과 극을 달렸다. 살면서 이런 극심한 우울감을 느껴보기도 처음이다. 그리고 옆에 나를 믿어주고 지지해 주며 힘을 주는 사람 덕분에 박차고 일어나기도 처음이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살게 하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