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나브로상승입니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와 아일랜드 미할 마틴 총리 간 대화 내용에 대한 기사를 보고, 그 담화 내용 일부를 들어보면서 느끼게 된 점을 몇 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와이프가 한 번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던져 준 적이 있습니다. 상사에게 보고를 하는데, 상사 왈 "국어 하지 말고 수학을 해!"라는 답변을 들은 적이 있다는 말을 해준 적이 있습니다. 숫자에 근거한 이유 또는 증거와 앞으로 수치화된 비전 등을 제시하라는 말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트럼프의 협상 기술인지는 모르겠지만, 트럼프의 대화를 엿본다면, '수학'은 쏙 빠진 오롯이 '영어'만 하는 대화법임을 알 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령, "I have to say this, there is huge trading gap between both countries. We have massive trading shortage against blahblah"라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 얼마만큼의 적자이고, 그 비중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별로 없습니다. 그냥 'massive, huge' 등을 강조하며 이야기할 뿐입니다.
상대가 정확한 수치를 들면서 이야기를 하면, 그냥 대충 'good!', 'that's the right way' 등의 대답으로 추임새를 넣고는 있지만, 집중하는 듯한 행동인지 잘 모를 정도로 건성건성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잘 듣고 있죠. 상대방의 말에 허점이나 숫자로 표현된 구체적인 것을 단어 몇 개로 받아치며 대화의 페이스를 곧바로 가지고 옵니다. 말을 잘 끊기도 하고, 경청하지 않는 자세로 상대방을 더 조급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한 조급한 마음이 들거나 화를 돋우면서 상대가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지는 구도를 쉽게 만들어 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는 사실 상대방을 존중하는 예법의 범주에서는 용납되거나 이해되는 행동은 아닙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협상을 보면 거의 승률이 7~80% 이상은 되는 것 같습니다. 짧은 말이지만, 강조하는 단어 몇 개를 넣어 쉽게 방향을 자기 쪽으로 가져오고, 강조된 말을 재차 강조하면서 다른 것들이 기억나지 않도록 흐름을 완전히 끊어 버려, 대중들이 이해하는 대화의 결론은 결국 트럼프 본인이 이야기한 과포장되거나 오버스러운 이야기만 남게 되는 상황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난번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와의 담화에서도 그랬듯이 트럼프의 대화법은 항상 상대방으로 하여금 원하는 바를 얻어내기보다는 수비적으로 대응을 하며 비위를 맞춰주며 얻을 것을 하나둘씩 스캐빈저처럼 모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직 우리나라 협상단이 트럼프와 독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당장의 타격은 없지만, 조만간 우리나라도 차례가 올 것이라고 보입니다. 오늘 이야기한 내용을 당연히 정부 관계자, 특히 외교 및 통상 쪽을 담당하시는 분들은 잘 이해하고 계실 것입니다. 이러한 점을 잘 염두에 두고 트럼프에게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것을 마련한 채 대응을 할 것을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