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2025년 2월 20일 - 95일차

시나브로상승 2025. 2. 21.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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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리포트]

지난번 학부모 미팅 이후 아이 학교에서 학기 학업 리포트를 받았다. 언어와 사회과학은 도움을 받아 가며 학습을 따라가는 수준, 수학, 과학 및 미술은 도움 없이도 학습을 따라가는 수준, 음악은 잘하는 수준으로 나왔다. 그리고 개별 항목에 대한 코멘트가 적혀 있다. 주된 내용은 학기 초에 비해 학습 능력과 태도면에 발전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우선 리포트를 받게 되었을 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가장 좋은 평가가 실려있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혼자 스스로 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모든 평가 항목에서 나오면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평가지를 받아보고 느낀 점은 '선생님의 평가 기준은 매우 객관적이다'라는 점이다. 그리고 코멘트를 작성할 때 아이에게 관심을 많이 가져주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아이의 성장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이끌어 주고 응원해 주며 도움을 주고 계시지만,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함께해 주고 계시고 있고, 집에서 아이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도 넣어주셨다.

 

아이가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을 싫어할 부모는 없다. 반대로 다소 아쉬운 평가를 받는 것에 속상한 부모가 부지기수일 것이다. 옆에서 나도 아이를 도와주며 하고 있는 가운데, 내가 보더라도 아직은 혼자서 책을 읽고, 본인의 생각을 글로 옮겨 쓰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부분을 알고 있기에, 이번 평가의 내용이 매우 객관적이며, 다소 아쉬운 부분은 무엇이고, 다음 학기에 조금 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명확하게 일깨워 주지 않았는가 생각한다.

 

처음 이곳을 보낼 때만 하더라도 아이가 친구들과 잘 지내고, 편하게 말을 꺼내며 잘 지내기를 바랐다. 그리고 지금 아이는 그 기대에 충분히 보답해 주고 있다. 더 나아가 어제 발표 모습, 오늘 수영하는 모습 등 매우 잘 따라주고 있고, 스스로 즐기면서 다니는 모습에 너무 감사하다.

 

이번 짧은 방학 기간 아이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 우리 셋이 다녀오는 여행에서 아이는 온전히 가족과 함께 달콤한 시간을 만끽하길 바란다. 그리고, 특히 단둘이 떠나는 두 번째 여행 중 아이가 마주하게 될 특별한 경험을 토대로 다음 학기에 스스로 언어에 대한 공부 열망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아이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옆에서 자극을 주어볼 생각이다. 그리고, 다음 학기에 아이에게 기대하고 있는 점도 하나 둘 자연스레 꺼내보면서 아이가 다음 학기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보고자 한다.

 

한 학기 동안 고생 많았고, 특히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발전을 해주어서 너무 고맙다.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성장해 준 것 또한 고맙다.

 

다음 학기도 우리 잘해보자!

 

[허무하다?]

오늘 4년 반 째 함께 투자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동생 두 명과 점심 식사를 했다. 새해를 맞이하여 오랜만에 식사를 하자고 불렀다. 한 동생은 적어도 1달에 1번은 방문을 하기에 꾸준히 보는 편이지만, 다른 한 녀석은 생계를 이어가고자 바삐 살고 있어 몇 달 만에 얼굴을 봤다.

 

처음 봤을 때도 그랬고, 오랜만에 볼 때면 어김없이 우리는 중식을 먹는다. 탕수육 작은 것을 하나 시키고, 각자 먹고 싶은 식사 하나씩을 골라 먹는 조촐한 식사다. 집 근처 중국집이 새로 생겼기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데려간 집이고, 다들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

 

집으로 돌아와 커피를 마시며 그동안 고민한 투자방법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랜만에 얼굴을 본 동생의 경우 프로그램으로 구현을 해둔 전략에 대해 질의를 하였고, 그 동생이 놓치거나 이해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다. 수학에 기초를 둔 단순한 이론이지만, 왜 그 지표를 만들게 되었는지를 모르다 보니, 그 지표가 만들어 내는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전략을 세웠다. 프로그래밍을 하는 친구이다 보니 모든 것을 같은 조건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을 근간에 깔고 있다 보니, 일정 수익률을 만들어 내면 매도를 해버리는 전략이 녹여져 있었다. 나와 다른 동생 모두 수익을 제한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지적을 하였다. 하방의 손실은 제한을 두되, 수익에 대하여 제한을 두는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다. 변동성 지표를 보고 있지만, 서로 다른 종목들이 천차만별의 변동성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행운의 숫자인 7%로 수익을 제한 걸어두고 있는 것이 그 전략에서 가장 먼저 손봐야 할 내용이다. 어떤 종목은 변동성이 커 7% 수익 달성을 넘어 긍정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고, 어떤 종목은 변동성이 작아 7% 수익 달성이 매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간과하고 있음을 지적해 주고, 그 부분에 대하여 조금 더 고민해 보고, 왜 보조지표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스스로 일깨워보고 다음번에 만나자 했다.

 

반면, 매월 1회는 오는 동생의 경우는 이제 거의 워런 버핏의 자세가 몸에 밴 듯하다. 단순하면서도 안정적인 투자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은 그런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오늘은 '허무하다'라는 말을 했다. 무언가를 깨우치고 났을 때 보람을 느끼지만, 또 한 편으로 단순한 진리임을 깨닫는 순간 느끼는 그런 허무함을 내비친 것이다.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 중이라고 한다. 시간의 여유가 생겨 책도 읽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래도 여유가 있다고 한다. 나의 경우는 여행을 좋아하기 때문에,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여행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음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뮤지컬을 재미있게 봤기에 뮤지컬에 대한 검색을 해보고 유튜브로 관련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말해주었다. 그동안 치열하게 고민하고 집중된 시간을 보내왔기에 반대급부로서 시간적인 여유를 느끼고 있을 것이고, 심심하다 하여 너무 느슨해져 버리면 현실에 안주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할 것 같다 말해주었다. 또 다른 고민거리를 찾아보고,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을 찾아보고 공유해 달라 했다.

 

이게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가게 되면서 전보다는 한결 여유가 생긴 모습이다. 책임감은 더해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그동안의 고민들의 결과가 앞으로 긍정적인 결과로서 다가올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기에 상기되어 있는 모습들이다. 한결 얼굴빛이 좋아졌다.

 

다음 달의 모임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모르겠지만, 항상 지난번 보다 나은 모습으로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가고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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