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하면 용감?]
쓰레드를 통해 알게 된 사람이 있다. 그는 차트를 분석하고, 주가가 단기 이동평균선부터 장기 이동평균선을 어떻게 돌파하고, 각각의 경우가 어떻게 추세를 만들고, 파동을 만드는지에 대한 이론으로 바탕으로 투자하는 사람이다. 작년 12월 상승세 시작으로 방구석 전문가의 출현을 언급한 대로 그런 부류의 한 사람이다.
적어도 다른 사람들처럼 줄 몇 개 그어두고 결과적으로 끼어 맞추는 사람들보다는 낫고, 이동평균선을 가지고 어떻게 해석을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여 텔레그램 방에도 참여하여 그의 설명을 귀담아듣고, 내가 만들어 놓은 모델에 반영시킬 수 있는 부분을 헤아려 왔다. 결과적으로 그의 설명 중 이론에 대한 부분을 담았다기보다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전제 등을 그의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 셋업 하게 되었다. 그의 설명을 계속 듣고,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어떻게 행동하지 않아야 하는지에 대하여 일깨운 것이다.
12월 중순부터 지금까지는 지속적인 상승장이 되고 있어, 소위 아무거나 사도 오르는 그런 장세이기에 그의 이론에 대한 설명이 잘 해서 수익이 낫다기보다는 그냥 수익이 나는 시장인 것이다. 그가 추천하는 종목들은 초지일관 같은 방법을 사용한 것은 맞기에 그 부분에 대하여 지적하고자 함은 아니다. 분명 그는 실력이 있다. 다만, 특례 등으로 상장이 된 종목들이 반짝하고 오름세를 나타내다 하루아침에 폭락을 할 수 있는 기본적으로 재무 상태가 탄탄하지 않은 그런 종목들을 던져주며, 한국 주식시장을 그러하다는 논리를 펼치는 순간부터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이번 주 돌연 그가 텔레그램 방을 삭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방에서 소위 그의 리딩을 따르는 사람이 150명이 넘었다. 사람들은 아쉬움을 토로하며 이제 막 수익 내는 법을 알았는데 더 있어달라 애원하는 모습을 보았다. 나도 계속 이어가 달라고 한마디 했다. 이유는 딱 한 가지, '횡보나 하락장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고 싶다'라는 생각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 한대로 12월 중순부터 지금까지는 그냥 멀 사고 기다려도 오르는 장세이기에 본 게임은 시작하지도 않은 것이다. 그는 고수가 맞을 수 있다. 왜냐하면 이제 횡보 장세가 시작되거나 또는 조정을 맞이할 수 있는 상황임을 읽었기 때문에 지금부터 어떤 종목들을 언급하고 수익을 지속적으로 안겨주며 사람들의 환호를 만끽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것이라고 직감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에도 어떤 종목 때문에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하냐 물었을 때 방을 폭파하겠다고 했던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나타났던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의 반응에 이러한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
나로서는 그래도 이 사람 덕분에 심리를 다스리는 방법은 명확한 룰에 의한 기계적인 매매를 해야 한다는 것을 조금 더 명확하게 하였고, 추세와 목표가 설정에 대한 룰을 더 견고하게 했다는 점에서 만족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람의 팬이 된 사람 중 하나가 방 폭파 전 그동안 배운 내용을 함께 접목시켜 토론을 하자고 하며 별도의 방을 만들었다. 나도 초대가 되어 그 방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사람들이 하나 둘 손실 구간에 들어간 종목들을 언급하며 손실이 크다며 걱정을 하는 이야기를 하나 둘하기 시작했다. 나는 어차피 그가 추천한 종목 대부분이 재무 상태가 내일 당장 없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종목이기에 매매에 참여한 것이 거의 없다. 몇 종목이 있더라도, 그가 추천하기 이미 전부터 사두고 수익을 즐기고 있다가 매도 시그널에 정리를 했던 종목들이 대다수다.
나의 의견을 묻길래, 이런저런 답을 해주었다. 그러던 중 어떤 한 분이 개인적으로 질의를 해왔다. 나이는 나보다 많고, 45세에 아이를 처음 갖게 된 분이고, 아이를 낳으며 직장을 그만두고, 그때 받은 돈으로 투자를 처음 시작했다고 한다. 반신반의하며 그 사람의 추천 종목을 소액으로 따라 하다가 확신이 들어 큰돈을 투자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10% 정도가 되어 불안한 상태라고 했다. 이 분 말고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확한 이유도 모른 채 그저 맹목적으로 따라 했을 수 있다고 본다. 나도 주식을 처음 시작할 때 그랬던 적이 있었기에 이러한 상황이 낯설지가 않다.
앞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이 아주머니께 내 생각을 이야기해드렸다. 본인이 스스로 깨치고 본인 만의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내일 당장 없어져도 좋을 그런 회사에 투자하지 말라고 했다. 재무 상태가 탄탄하지 않더라도 투자를 할 수 있는 종목은 내가 그 회사의 기술과 연구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그 기술이 실현되는 순간의 가치가 명확하게 보이기 전에는 하지 않아야 함을 이야기해 주었다. 엔비디아, 페이스북, 구글 등의 과거 차트의 모습을 보여주며 사람들에게 이제 막 상장 후 오버행을 겪을 수 반등을 하는 주식들을 추천하는 종목들의 먼 미래 가치에 대해 막연히 던지는 것에 매혹된 모습을 보여, 의심을 하고, 본인 스스로 공부를 더 하시라는 말씀을 해드렸다. 그리고, 당분간은 미국 주식을 할 때 잘 알려져 있고, 규모가 큰 종목들을 하기에 수익이 나는 상황임을 그대로 우리나라 주식에도 적용할 것을 주문했다. 내가 그 회사가 하는 일이 무엇이고, 규모도 제법 크고, 안정적으로 영업 수익 등을 내어 주주들에게 배당을 쥐여줄 수 있는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종목만을 추려 그 종목들 안에서만 매매할 것을 당부했다.
나도 한때는 차트에는 모든 것이 반영되어 있다 믿었다. 지금도 차트를 기본으로 하여 매매를 하는 기준을 마련하였고, 그 기준대로 차트를 해석하고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차트는 결과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이해하게 되었다. 물론 누가 먼저 사전에 내가 알지 못하는 정보를 토대로 매집을 할 수도 있고, 소위 말하는 세력에 의해 주가가 조작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전에는 종목들을 차트로만 선별하는 작업을 했기에 위험한 종목들도 많이 했다. 그런데, 지금은 제일 첫 번째 원칙이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이 5% 이상(불과 얼마 전까지는 더 보수적으로 10%였다) 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회사가 안정적으로 운용이 되고 있어 적어도 상장 폐지될만한 주식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얼마 전 VC 대표님의 VC는 투기라는 말씀이 떠오른다. 10개 중 1~2개만 성공해도 나머지를 커버하고도 수익이 남는다는 말씀 말이다. 지금 벌어졌던 일들이 10종목 중 몇 종목의 급격한 상승으로 나머지를 커버하는 그런 식으로 버텨온 것이고, 이제 10 종목 중 7 종목, 5 종목, 3 종목, 이제 1 종목 등 그 수가 점점 줄어드니 전체 계좌의 수익이 늘지 않고 오히려 내려가는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다. 이유를 모르니 위험을 대비할 수가 없기에 벌어지는 일 같다. 그리고 본인도 모른 채 투기가 되어버리는 상황에 들어선 것이다. 초보자 행운의 덫에 걸린 것이 아닐까? 나도 경험을 해본 것이고, 아직도 잘 모르기에 상황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를 더욱 견고하게 하고 기계적인 매매를 하겠다고 한 지 벌써 5년 차에 접어들고 있다. 그 사이 투기에서 투자로의 모습으로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3월까지 상승을 하게 되면 연속 3개월 상승이 된다. 6개월 연속 하락을 했던 것을 고려한다면 3개월 연속 상승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지금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는 있다. 하지만, 혹여 3월에 하락을 맞이한다고 했을 때, 매도의 기준에 맞춰 손실인 종목들에 대해서도 매도를 할 것이다. 오롯이 대응하는 자세로 재산을 지키도록 할 것이다.
전보다 무식하지 않아져서 그런지 용감하지 못한 구석이 생겼고, 시장에 대한 겁도 느끼고 있다. 무서움을 알고 있기에 인버스 ETF나 VIX ETN 등을 일정 수준 매수해두고 있다. 하락 신호가 나오는 종목은 매일 정리를 하여 포트에서 빼 버리고 있다. 상승 추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종목들만 남겨두고 있다 보니 전보다는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임하고 있다. 2주 전부터 지속적으로 종목들을 팔게 되어 포트 내에 수익 중인 종목의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 자연히 종목의 개수도 줄어들게 되었고, 이번 주에는 오랫동안 처리하지 못했던 좋지 않은 실적으로 접어든 종목들을 반 이상 정리하게 되었다. 막연한 바람을 가지고, 그 바람 덕에 미련을 가지고 손실을 계속 떠안고 있던 내 모습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었고, 과감하게 과오를 인정하고 손실을 확정시키고 있다.
5월 전까지 이러한 좋지 못한 종목들을 전부 걷어내는 것이 목표인데, 반 이상은 걷어냈고, 이제 반 남은 상황이다. 그렇기에 3월에도 상승 장세를 이어 나가주길 바라고는 있다. 지수 덕에 시장의 방향이 우상향 하여 좋지 않은 종목들이라도 손실의 폭을 줄여 나가 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종목들을 가지고 수익을 낸 것으로 손실을 상계처리해 나가면서 점점 나의 포트폴리오에 담겨 있는 종목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투기가 아닌 투자의 자세로 임할 수 있는 종목들도 채워져 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무식하면 용감했던 그런 시기에서 벗어나 점차 시장의 무서움을 알고, 최대한 시장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현실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자 한다.
이 단순한 원리를 깨우치는데 10여 년이 걸렸다. 왜 워런 버핏 옹의 자산이 지속적으로 우상향 할 수 있었는지, 왜 그가 복리의 마법을 주야장천 언급하고 있는지에 대한 해답 말이다. 그의 포트에 들어있는 종목들은 대부분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고 안정적으로 주가가 우상향 하는 종목으로만 구성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1번에 10%를 오르고 다음 날 10% 내려 결과적으로 1% 손해를 안겨주는 종목보다 꾸준히 0.1%라도 수익을 안겨주는 종목들을 계속 품고 가는 것이 좋은 것이다. 그렇게 나의 포트폴리오도 정화될 것이다. 그동안 처리하지 못하고 있던 종목들이 하나둘씩 제거되어 나가고 점차 좋은 종목들로 채워져 나가니,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는 듯하다.
워런 버핏 옹처럼 매일 아침에 눈 뜨는 것이 행복하고, 매일 아침 시장을 바라보며 탭댄스를 추고 싶은 마음이 드는 나날이 되기를 바라며, 매일같이 정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