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스타필드]
요즘 무인양품에서 각종 수납용 박스에 꽂힌 와이프가 고양 스타필드를 다녀오자고 했다. 온라인으로 박스를 사는 것으로 모자라 직접 방문을 해보고자 한다는 이유로 다녀오자 했다.
항상 아이 중심의 스케줄로 가득 차 있는 토요일 일정이나, 오늘은 스케줄이 비워져 있어 집에서 가만히 휴식을 취하는가 했다. 그러나, 아이의 스케줄이 비워져 있다고 하여 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니다. 그 자리를 다른 것으로 채워 넣는다.
그래도 좋다. 와이프가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아침 준비를 해두어 편히 아침을 해결하였고, 와이프가 스타필드까지 가는 길의 운전을 하겠다고 앞장을 서 뒷자리에 앉아 코를 드르렁 골며 숙면을 취했다.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덕에 고양으로 가는 길이 무척이나 쾌적해져 1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에 당도할 수 있었다. 가는 길에 블로그를 참고해 본 결과 12시 정도가 되면 이미 주차가 힘들어진다 한다. 그러나, 오늘은 한 번에 신호를 받고 들어갔고, 주차도 수월하게 마쳤다. 바깥에서 바라보는 스타필드의 스케일에 놀랐다. 송도현대아울렛보다 훨씬 컸다. 트리플 스트리트 쇼핑몰의 크기만큼 커 보였다.
안에 들어가 체감한 크기는 더욱 놀라웠다. 마침 주차를 한 자리가 한 쪽의 가장 바깥이었고, 아이가 가고파 한 키즈카페의 자리는 반대쪽 가장자리였기에, 한없이 걸어서 그 길이를 체감할 수 있었다. 한쪽 끝에서 한쪽 끝까지 아이의 걸음으로 약 5분여 소요되는 듯하다. 챔피언 키즈카페를 갔는데, 동네에 있는 챔피언 블랙벨트도 크다고 느꼈지만, 챔피언1250은 훨씬 더 큰 규모를 가지고 있어 놀랐다.
아이를 키즈카페에 넣어두고 그제야 쇼핑몰의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문뜩 유학시절 첫 방문에 넋을 잃고 봤던 크기의 타이슨스 코너 쇼핑몰이 떠올랐다. 당시 얼마나 넋이 나갔으면, 첫 방문에 사진을 찍겠다고 가져갔던 디지털카메라를 옷을 입다 정신 팔려 놔두었고, 누군가가 훔쳐 갔던 기억이 났다.
백화점과 달리 천정이 높고 한눈에 입점돼 있는 점포가 늘어져 있어져 있는 광경을 보는 것이 매우 눈에 익었다. 조금 더 찾아보니 스타필드의 설계를 미국의 '터프먼'사가 했다고 한다. 미국 유학시절 봤던 쇼핑몰이 떠오른 이유인가 싶다.
압도할 만한 크기에 비례하여 다양한 가게들이 입점되어 있었고, 오늘의 방문 목적이었던 무인양품 또한 큰 크기로 다양한 상품을 넓은 공간에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와이프가 온라인상에서 품절이라고 봤던 제품의 재고를 현장에서 몇 개 확인할 수 있어 기분이 좋은 듯하다.
방문의 목적은 무인양품을 다녀오는 것이었지만, 워낙 큰 규모를 걸어 다니다 보니 5시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덕분에 오랜 시간 걸어 다리가 땡땡 해질 정도였고, 아이도 큰 규모의 키즈카페에서 실컷 놀고 난 후에도 한참을 걸어야 했기에 지치고 금세 배가 고프다 할 정도였다.
아무 생각 없이 여기저기 둘러보고 식사도 해결할 요량이라면, 시간을 보내기 위해 방문을 하기 좋은 공간이라고 여겨진다.
[종목분석기]
북마크 바에 '2020 종목분석기'가 눈에 들어왔다. 적어도 2020년에 북마크 바에 등록을 해둔 것이기에 최소 4년 이상의 시간 동안 그 자리를 지켜왔을 텐데, 오랜 시간 동안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 이제야 보였다.
클릭을 해 2020년의 나를 만났다. 당시 만들어 놓은 것을 보니 '볼린저밴드'를 이용한 매매를 중점으로 하고 있었던 듯하다. Sigma 값을 구해 현재의 상대적 위치를 가늠하고, -2에 가까운 종목들을 발굴하여 바닥이라 판단 후, +2를 향해 가는 전략을 중점으로 하여 사용하고자 했던 것 같다.
당시 눈여겨봤던 종목들의 리스트가 남겨져 있었고, 당시의 볼린저밴드 상단의 값이 목표가도 함께 기록돼 있다. 17일 금요일 종가를 기준으로 당시 목표가 대비 수익률을 볼 수 있었다. 코스피는 대략 20% 손실로 당시와 현재가 비슷한 수준이고, 에센피500은 당시 목표가 대비로도 55% 이상의 수익을 나타내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대부분의 제조업은 손실을 나타내고 있고, 대부분의 종목이 -5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전통적 강자인 금융사, 미래 먹거리 AI, 몇몇의 헬스케어, 방산 등은 큰 폭의 수익을 낸 것이 있었다. 당시 강조를 했었던 한화 그룹의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 2020년 12월 경의 상황이니 코로나 이후 상승을 어느 정도 한 경우이기에 당시의 주가보다도 현재의 상태가 좋지 않음을 보고 있자니 속이 쓰리다. 에센피500의 경우는 55% 이상의 수익이고, 아마 당시의 종목의 주가를 대비로 본다면 더 큰 수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시에 보고 있던 기준으로 선정된 종목의 손해를 맛보며 놓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고민을 계속해왔다. 바닥이라 여겨졌던 종목들이 더 하락하는 경우를 경험하며 그 이유를 지금은 이해를 하게 되었고, 종목 선정을 위해 더 추가되어야 할 기본적 분석의 기준을 파악하고 보완을 했다. 종목의 선정뿐만 아니라 시장의 위험을 인지하여 이는 운용방법으로 해결을 해야 한다는 점 또한 매매 기준에 반영을 하게 되었다.
2020년의 나도 지금처럼 치열하게 시장을 어떻게 분석을 해야 하는지 공부를 하고 있었다. 당시의 깨우침으로 주가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고, 각각을 어떻게 잘라 내어 분석을 해야 하는지 기초를 만들었던 시기였다. 그렇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실패를 거듭하며 보완되어 왔고, 때로는 성공을 통해 매수와 매도의 기준이 하나하나 마련되어 더욱 단단해져 가고 있다.
당시에는 싸게만 사면 문제가 없다는 관점으로 저점을 파악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지금도 그 진리는 중요하다.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가치가 있는 종목을 싸게 산다면 그보다 좋은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하지만 그 가치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 다르기에 내가 생각한 기준보다 싸다고 느껴지더라도 남들에게 비싸게 느껴진다면 소용이 없다. 그렇기에 내가 싸다 느껴진 가격에서도 더 내려갈 수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업들 중 좋은 기업이 많지만, 대부분 IPO를 할 때 가치를 너무 부풀리거나, 높은 상대적 가치를 받기에 상장하는 순간이 최대치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기업의 입장에서 자금 조달의 방안으로 하는 것이기에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큰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임에 틀림은 없으나, 해당 기업에 투자를 하는 투자자로서는 좋지 않다.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방법으로 계속 거래소에 입성을 하고, 회사를 키워나가는 것이 아닌 한탕 주위로 들어오는 종목이 많다 보니 지수가 꾸준히 상승하지 못하고 박스에 머물거나 하락세를 보이는 것 같다.
옥석을 가려내고, 좋은 종목을 발굴하여 포트폴리오에 담아 가며 미국장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좋은 종목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세력들에 의해 놀잇감으로 전락하는 모습을 바로잡는데 일조하고 싶다.
2020년에 어제 말했던 그 동생과 5년 및 10년 뒤 5년, 10년 뒤 우리의 모습을 그렸었다. 5년 뒤, 10년 뒤 우리는 어느 정도의 부를 축적하고 그렇게 모은 자산 중 일부를 모아 우리가 할 수 있는 좋은 일을 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후학을 양성하는 상황을 만들어 보자고. 올해 말이면 5년이 되는 해이다. 그 동생은 모르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2020년의 내가 생각했던 그 기준을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2030년의 나는 그 기준에 닿기를 희망하고 있다.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기에 2030년에 그 기준을 달성하는 길을 훨씬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다. 반드시 이뤄내고 싶다. 어떠한 길이든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 어제 그 동생도 사회에 도움이 될 나름의 생각을 피력하고 돌아갔다. 2020년의 우리와 지금의 우리는 여전히 사회에 도움이 될 내용에 대하여 생각을 할 여유가 남아있음에 감사하다. 우리 모두 그 생각을 실현에 옮길 수 있도록 잘하는 일만 남았다.
[전쟁터에 놓인 꿈]
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면 어김없이 전쟁의 꿈을 꾼다. 어릴 때는 공룡이나 외계인이 침략을 해 싸우는 꿈을 꿨었고, 게임을 한참 하던 시절에는 시즈탱크에 올라타 싸우는 꿈을 꾸었으며, 군대를 다녀온 이후에는 군대에 끌려가거나, 전장의 상황에 놓여 있는 꿈을 꾼다.
요즘 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방금 전 잠에서 깨기 전의 꿈은 우리 가족이 어떤 건물에 숨어있었고, 적과의 대치를 하고 있는 상황에 놓여 있는 꿈을 꿨다. 건물에 몸을 숨기고 적이 내려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긴장을 하고 있었다. 적이 내려오는 경우 살 확률이 0%라는 생각이 들었고, 가족을 데리고 그 자리를 떠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높은 산의 어딘가의 건물이 떠올랐다. 그리고 가족을 데리고 그곳으로 갑자기 옮겨갔다. 이때 이게 꿈이구나 싶은 생각이 살짝 들은 것 같다. 높은 산에 있는 건물에 닿아 이곳은 안전한 곳일까? 하는 생각을 하는 생각에 건물 외각을 바라보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당장 드는 생각은 좀 전의 0% 상황은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이 곁들은 생각이다. 그러던 찰나 옆의 좁은 길을 따라 적의 깃발이 달린 군대의 행렬이 보인다. 최전선이 아닌 이곳에 우회하여 우리 군을 둥글게 포위하며 후위를 치려는 적의 행렬을 보며 이 상황을 빨리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이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는지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우리가 몸을 숨긴 건물 양옆으로 대규모의 병력이 이동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또다시 생존확률 0%의 결과가 계산되었다.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곰곰이 떠올려 본다. 그리고 번뜩 든 생각이 '아, 이거 꿈이지? 그러면 잠에서 깨어야지!'라는 생각이다.
잠에서는 금세 깼다. 아이가 옆으로 누워 몸의 절반 즈음 내 다리 위에 걸 터 놓았다. 조금 전의 불안했던 꿈의 상황에서 벗어나 안도의 한숨을 쉬며 일어난 것에 집중하는 터라 몸이 불편한 것은 그다지 개의치 않다. 그리고 옆에 곤히 자고 있는 와이프와 아이를 보며 꿈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상황에 감사할 따름이다.
정말 오랫동안 전쟁터에 있는 꿈을 꾸지 않았다. 지금은 회사도 다니지 않는데, 왜 이런 꿈을 꾸었는지 모르겠다. 요즘 정국이 뒤숭숭하니 이러한 꿈을 꾸었나 보다. 빠른 시일 내에 나라가 안정화되기를 바라본다.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