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과 대응 사이]
계속 범하고 있는 실수는 예측에서 기인한다.
전에는 욕심으로 인해 그르친 생각임에도 본전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는 기도메타를 시전 할 수밖에 없었다면, 최근에는 많은 공부로 보완된 전략을 통해 전에 비해 월등히 좋아진 분석 결과를 낳고 있는 터라 시장 상황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며 분석된 대로 관리하고 있다.
※ 기도메타: 남은 전략이 간절하게 바라는 것 밖에 남지 않다는 의미의 신조어. 기도 + 메타(리그오브레전드의 전략을 일컫는 용어)
하지만, 여전히 100% 내려놓지 못하는 것 중 한 가지가 선입견이다. 'A이면 B일 것이다.'라는 논리를 앞세워 자동으로 분석될 결과와 반대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제자로 돌아와 내 예측이 맞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오늘 오랜만에 그랬다. 아침부터 윤석열 대통령 체포 집행에 대한 기사를 보고 하루 종일 해당 뉴스를 지켜봤다. 윤석열이 체포가 되면 불확실성 해소라는 이유로 리스크가 감소하고 시장의 안정화로 인해 변동성이 줄면서 추세가 계속 지속되며 우상향을 보일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장 초반 강세로 시작하는 시장을 지켜보며 일단은 참았다. 10분 이상은 시장의 방향을 섣불리 판단하지 아니하고 보고 들어간다고 다짐을 했기 때문에 해당 사항은 지켰다. 그런데, 조금 시간이 지나 하락세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경호처 직원들의 관저 1, 2, 3차 저지선을 지나 들어가는 광경을 보며, '오늘은 금세 강한 상승세를 보일 거야'라는 생각이 변치 않았다. 그러던 중 살짝 반등한 지수 ETF를 매수하고, 종목들이 하락세를 보임에도 팔지 않았다. 비단 윤석열 체포 소식에만 기대어 그런 것은 아니고, 미국 선물 지수의 흐름이 한국과 디커플링 상태로서 단기 상승을 보이고 있었기에 나의 생각에 조금 더 확신을 갖고 그대로 롱포지션을 들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손해를 입었다. 지수가 단기로 하락 추세가 들어섬에 따라 종목들도 하나둘씩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해당 종목들을 매도하며 수익과 손실 일부를 확정 짓는 대응을 했어야 한다. 그러나, 윤석열 체포 후에 발생할 일들에 대한 상상과 미국 선물 지수의 횡보 및 반등을 지켜보며 장중에 우리 시장 지수와의 커플링을 기대하며 기존 포트폴리오에 손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이번 달 벌어 놓은 것들의 일부를 토해내야 했다. 지수가 하락을 하더라도 빠질 수 있는 단기 한계가 어느 정도 될지를 생각하고 그 수준이 그리 크지 않아 감내할 수 있다 판단했기 때문에 크게 요동 치진 않았다. 전에 비해 멘탈은 강해진 것 같다.
내 머릿속에서 생각되는 것들은 예측의 영역이다. 다시 말해 실제 상황에 발생을 하는 여러 가지 가능성 중 한 가지이다. 잘 맞을 수도 있고, 아예 완전히 틀릴 수도 있다. 최근 방법론의 업그레이드 후 분석 결과가 잘 예측되어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그래서 나의 예측에 대하여 후한 점수를 주었고, 시장의 방향성에 맞춰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2주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면 큰 그림을 잡아두고, 세부사항을 매일매일에 마련해 두고 대응을 해야 한다. 그런데, 머릿속에 그려지는 내용이 워낙 세게 각인이 되어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내일 때 지키고 오를 때 크게 수익을 내면 되는 간단한 규칙하에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면 되는데, 내릴 때 손해 보고 다시 올라야 하는 상황을 기다리고 있기에 오늘의 손실은 뼈아프다. 다행히 미국의 CPI가 예상치를 하여 함으로써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 미국 선물과 비트코인의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우리나라 야간 선물과 MSCI 한국 ETF가 크게 상승을 하고 있다. 내일이면 오늘 손해 분 이상으로 오름세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잃을 것을 줄이고, 수익 낼 것을 늘려 놓으면 알아서 계좌는 증식될 것이다. 예측은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한 준비 사항을 마련하기 위한 모의고사라고 생각하고, 이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시나리오 중 실제 시장의 상황에 가장 잘 맞는 시나리오를 선택하고 올바르게 대응하기 위하여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