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2024년 12월 6일 - 19일차

시나브로상승 2024. 12. 6.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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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도 여전히 시끄럽다. 어제는 국무회의 위원들 위주로 사임을 하더니, 오늘은 군 관련 인사들의 손절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본인이 체포 명단에 있었음을 확인하였고, 대통령의 직무 정지를 시사했다.

 

그러던 중 오후에 대통령은 독대를 요청했고, 그 자리에서도 흥분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대통령실조차도 지금 대통령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설득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손을 놓았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아직까지도 계엄령의 의중을 1도 이해하지 못하겠다. 그리고 계속되는 뉴스에 따르면 이번 투입된 곳 3곳이 국회, 선관위, 그리고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란다.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에 따르면 부정선거 의혹 조사를 위한 계엄령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이 또한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는 선제 조건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틀 전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겨우 잠이 들었고, 이후 리듬이 깨져 아직도 제대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신경이 쓰이는지 머리도 아프고 해서 긴장을 풀어주는 요가를 하고 나니 그나마 조금은 나아진 듯하다.

 

그동안 정치 소식에 귀를 닫고 살았다.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 같고, 신경 쓰면 쓸수록 머리도 아프고, 관심을 갖고 알면 알수록 불편했기에 닫고 살았다. 그런데 오늘은 하루 종일 방송을 켜두고 유튜브로 소식을 들어가며 하루를 보냈다.

 

작금의 상황에 대해서 이해가 가질 않으니 계속 들어보고 생각해 봐야 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그리고 명태 군이라는 사람 등 모르는 이야기가 너무 많아 들어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러면 다시 왜 계엄령을? 무엇이 문제인 걸까? 계속 되풀이되는 도돌이표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답은 못 찾았다. 아니 답을 찾는다는 것을 불가능이고, 어느 정도의 이해조차도 안 되는 상황이다.

 

그저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고, 국제적인 위신이 크게 추락하며, 경제 또한 지하실은 없을 줄 알았는데, 지하실을 구경하게 해 준 것에 대해 너무나 화가 난다.

 

뉴스에서 국회 주면을 보여주는데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참여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 자리에 나가는 것을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나라에 대해 생각하고 있고, 그걸 몸소 실현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고마움이 느껴졌다.

 

임진왜란 때 선조는 왕좌를 버리고 피신을 했지만, 의병들까지 합세하고 왜적을 막았다. 일제 강점기 하 소위 높은 양반들은 창씨개명을 하며 친일파가 되어 나라를 팔아먹을 때 국민들은 독립을 위해 만세를 불렀다. 그리고 가장 최근 군부 정치와 유신에 맞서 국민들은 민주화를 이룩했다.

 

역사에서 항상 나라를 구하고 이끌어 온 것은 백성이고 국민이다. 이번 계엄령 선포 후 국민들은 국회로 향해 몸으로 막았고, 군인들은 명령이기에 어쩔 수 없이 현장으로 출동했지만, 최대한 몸을 사려 국민들과의 충돌을 막았다. 이처럼 깨어있는 시민 의식이 있었기에 이해가 되지 않는 계엄령 사태는 6시간 만에 끝이 날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한국이 어느 순간 빈부의 격차가 커지고, 극좌와 극우로 그 간극이 넓혀졌다. SNS의 발달과 유튜브 등 개인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세상을 혼란의 정국으로 이끌어 가는 검은 조직들도 많이 생겨났다. 이번 윤석열 대통령도 극우 방송을 보다가 일을 저지른 것 아닌가라는 의혹을 받을 정도로 이미 사회 깊숙이 뿌리를 내린 듯하다.

 

하지만, 그 이면에 발 빠른 정보의 전달과 투명하고 개인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로서의 역할도 해낸 것 같다. 여기저기 방송을 통해 송출되는 상황을 보며 현재 상황을 빠르게 인지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위와 같이 시민들의 방어, 국회 보좌관들의 저항, 그리고 군인들의 어딘가 어설픈 진압 및 진입 등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아이는 이러한 작금의 상황에 대해서는 모른다. 그저 아침 해가 뜨면 일어나 학교를 가냐고 물어보고, 학교 가는 것을 즐거워하며, 학교에 다녀오면 본인이 하고 싶은 피아노와 태권도를 가야 한다고 앞장을 선다. 그리고 모든 것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둔 곳에 가 까르르 웃으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이처럼 근심과 걱정이 없이 그저 하루하루가 즐겁고, 하루하루가 색다른 행복한 세상이길 바라본다.

 

한 주 내내 아이가 너무 놀기만 하여 오늘은 밀려있는 숙제를 함께 했다. 두자릿 수 덧셈을 하는데 답이 틀렸는지 맞았는지에만 도통 관심이고 틀렸을 때에 뒤로 나자빠지며 울음을 터뜨린다. 틀리는 것에 대해 속이 상하는 것까지는 이해가 가나 이렇게까지 반응할 것은 아니다. 엄마까지 찾아가며 서러운 감정을 드러낸다. 하지만, 앞으로는 더 많이 모르는 것이 나올 것인데 벌써부터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기에, 일단은 자극하지 않고 그대로 혼자 수그러들기를 바라본다. 반응이 미온적이자, 아이는 나의 품에 안겨 눈물을 닦아 본다. 그제야 등을 토다 해주며, '문제 틀리는 것이 속상한 것은 알지만, 모르면 물어보면 되고, 다시 함께 해서 이해하고 다음 문제에서는 이해를 토대로 맞추면 더 좋을 거 같은데?' 하면서 달래준다. 선생님께서 해당 내용을 설명해 주셨겠지만, 아이는 집중을 하지 않았거나 그 순간 이해를 하지 못한 것 같다. 다시 하나하나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었다. 처음에는 어렵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쳤지만, 한 문제 두 문제를 풀어가며 점차 이해가 되는 듯하다.

 

사실 수학이라는 과목은 서로 간의 약속과 논리를 숫자와 수학기호로 대화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아이에게 그 개념을 설명해 주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숫자나 기호로 되어 있는 가운데 설명은 언어로 해야 하다 보니 그 사이 아이가 수학의 언어로 번역을 해 이해를 해야 한다는 점이 어려운 것이다. 유학 때 학비를 벌기 위해 아이들을 가르치며 얻은 방법론 중 하나는 '절대 나의 기준으로 설명하지 말아라'다. 아이들은 다 처음 보는 개념이기에 최대한 그 눈높이, 아니 아버지의 말씀처럼 눈높이가 아니라 가슴 높이에서 생각하고 설명해 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스펀지 같아서 하나만 설명해 줘도 금세 나머지 10개는 거뜬히 해낸다.

 

아이도 처음에는 징징대었지만, 금세 많은 문제를 풀어내고는 피곤하다며 잠을 청한다. 잠을 자기 전에 책을 읽었었으나 한동안 읽지 못해 오늘은 한 권을 함께 읽었다.

 

요즘 읽고 있는 신효원 작가의 「언어능력을 키우는 아이의 말 하기 연습」에서 미취학 아동일수록 더욱 필요한 것이 구술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하며, 아이와 책을 함께 읽을 때 책을 읽기 전 아이들이 책의 내용을 스스로 유추해 볼 수 있도록 제목과 표지의 그림을 가지고 먼저 이야기를 해보고 아이가 책의 내용을 함께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렇게 준비가 된 아이와 책의 내용을 하냐 하 읽어가며 함께 이해하고, 책을 읽는 도중,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아이와 내용과 개인의 경험 등을 연관시켜주며 이해를 돕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아이의 책 읽기 습관 및 자극이 되고, 계속 말을 이어가며 논리적인 사고도 키워짐에 따라 구술 능력이 함께 성장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내용을 숙지한 채 아이와 책을 읽었는데, 확실히 아이의 집중도도 높은 것 같고, 아이의 경험을 빗대어가며 하니 아이도 쉽게 대화를 이어가며 책의 내용과 상황을 잘 이해하는 듯하다.

 

그냥 무작정 책의 글자에 손을 대어가며 음절이나 단어에 충실하게 읽었었는데, 그렇게 하는 것보다는 앞서 말한 방법을 추천하고 있었던 것인데, 매우 효과적이다.

 

그렇게 책 한 권을 읽고 나니 아이는 쌔근쌔근 금세 잠이 든다. 한 주 동안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고, 이후에 미술 및 태권도까지 하고 나니 아이도 참으로 쉽지 않은 일과다. 금요일이 되면 항상 9시 전후로 곯아떨어지는 데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이번 주 내내 잠을 깊게 자지 못하고 있어 여간 피곤한 게 아니다. 오늘은 나도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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