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주말 사이 책을 많이 읽은 아이는 학교에 가자마자 선생님께 주말 사이에 많은 책을 읽었다며 자랑을 하더란다. 최근 부쩍 공부하는 결과도 나오고 있고, 수업 시간에 집중력도 높아지면서 pop quiz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니 선생님께서 칭찬을 많이 해주시니 아이도 본인이 한 것을 한껏 드러내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책을 한 권 읽고 하루를 시작하고, 잠에 들기 전 6권의 책을 읽었다. 평소 같으면 졸리다고 칭얼댈 시간이었지만, '내가 혼자 책을 읽어요. 혼자서, 혼자서'라며 기분 좋게 책을 읽고, AR Quiz도 스스로 풀며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그 순간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계속 그렇게 즐기는 것이면 좋겠다.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라든가, 100점을 지향하는 삶은 아니기를 바라본다.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닌 스스로 열심히 한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내가 최선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고 난 뒤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한 덕목이다. 그 부분은 아이 혼자 깨우치기에는 다소 어려우니, 부모가 옆에서 지켜봐 주며 잘 이끌어 주며 함께 이뤄내야 할 부분이다. 중요한 시기에 내가 옆에 있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아이가 온전히 본인의 행동거지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집중하고 즐길 수 있는 자세를 함께 만들어 가야지. 나 역시 아이를 통해 배우는 것이 참 많은 요즘이다. 나도 이 순간을 즐기며 스트레스받지 않고, 아이와 함께 나 자신을 계발해 나가는 시간이 되도록 노력하자.
주말에 반찬을 다양하게 만들라고 하였으나, 아이와 해야 할 것들의 우선순위가 높다 보니 하지 못했다. 아침 상에 올라간 것이라고는 어제 재워둔 불고기뿐이다. 그래서 반찬을 더 만들어 두어야겠다고 생각을 하였으나, 낮 시간에도 쉬이 손이 가질 않았다.
아이 하교 후 밀렸던 숙제를 조금 봐주고, 얼른 반찬 준비에 돌입했다. 감자채 볶음, 애호박볶음, 가지볶음, 어묵볶음. 볶음 4종 세트이다. 아이가 채소를 잘 먹지 않다가 최근 들어 하나 둘 먹기 시작했고, 요즘은 곧잘 먹는 것들이 생겨나 아이를 위해서라도 다양하게 준비하고자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먹을 반찬이니 4가지를 하는데 2시간이 채 걸리지 않고 뚝딱 마무리 지었다. 블로그에 올릴 수도 있는 좋은 아이템이다 보니, 요리 과정을 중간중간 사진 찍어가며 하다 보니, 테이블이 깔끔하다. 그 부분도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요리사들 보면 요리 중간에 치워가면서 하던데, 이 순간만큼은 요리사가 된 기분이다.
나만의 레시피가 없어 '만개의 레시피' 또는 블로그를 통해 만드는 법을 참고하며 요리를 하는데, 어쩜 그렇게 정리를 잘해서 올려두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참으로 편한 세상이다. 그렇기에 나도 아이가 먹을 수 있는 레시피로 블로그에 과정을 잘 정리하여 올려두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다. 김종원 작가의 책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생각한다면, 그것이 하나의 글이 될 수 있다고 하였는데, 일상의 기록 자체가 하나의 글이 되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실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설렌다.
지난주 수요일에 스피커 수리를 맡겼다. 그리고 금요일에 찾아왔고, 토요일에 와이프가 수리된 스피커를 켰는데,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내가 맡긴 물건을 담당했던 기사님이 건네주신 게 아니고, 자리에 계시지 않아 다른 기사님께서 물건을 건네주셨는데, 다른 사람이 맡긴 아직 수리가 안되었던 동일한 제품을 건네주셨단다.
토요일 1시까지만 A/S 센터 문이 여는데 아이 뮤지컬 데려다주고 가다 보니 1시 10분경 도착을 하였고, 문이 닫혀있었지만, 문을 두드려 토요일에 다시 맡길 수 있었다. 사실 받아주지 않을 수 있었겠지만, 수리된 제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말에 해당 기사님께 메모를 전달하겠다고 하며 물건을 받아주신 기사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아침에 기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다른 제품을 잘못 전달되어 매우 난감하신 듯하다. 본인이 직접 건네주었어야 하는데, 부재중이라 지원 나오신 기사님께서 잘못 건네주었다는 말씀을 주셨고, 혹여 방문이 어렵다면 퇴근길에 갖다 주신다고 말씀 주셨다. 세탁이 이상으로 출장기사님께서 방문 예정이었기에, 그때 가져다주실 수 있겠냐고 여쭈었고, 출장기사님께서 흔쾌히 수락하여서 오후에 가져다주셨다.
신혼 때 이런저런 물건을 살 때 받았던 포인트로 구입한 스피커였기에, 의미가 있어서 있을까? 오래된 제품이라 요즘 나오는 스피커에 비하면 음향 수준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다시 켜지는 것을 보니 반갑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저 이벤트일 뿐이다. 조금 더 일찍 사용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실수로 뒤 바뀐 제품 때문에, 나는 앞으로 한 번 더 체크를 해서 실수를 하지 않도록 신경 쓰는 자세를 갖게 될 것이다. 그 기사님도 그럴 것이다. 그리고 도움을 주신 다른 기사님과 출장 기사님께도 감사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며칠 더 걸려 고쳐진 제품을 보게 되니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서일까? 좀 더 반가운 기분이다. 실수로 벌어진 이벤트를 통해 조금 더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 주제로 글을 쓸 수도 있게 되었다. 김종원 작가님의 말씀처럼 부정적인 생각은 지워내고,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 한다면 보인다는 말씀을 실천해 본다.
와이프와 장모님께서는 주말부터 조용필 아저씨 이야기가 한창이다. 일요일에 있었던 조용필 콘서트를 다녀왔고, 그 여운이 가시지 않았나 보다. 와이프는 공연 중 촬영한 다양한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였고, 그걸 보고 있노라니 앞자리를 구해 온전히 콘서트를 즐긴 와이프가 부럽기도 하다. 지난 공연 때 조용필 아저씨는 코로나에 걸려 코를 훌쩍이고 기침을 하며 노래를 불렀기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 공연이었으나, 이번 공연은 좋은 컨디션으로 기분 좋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한 분야에서 55년이라는 시간, 그리고 80년 1집 발매 후 45년 후인 올해 20집을 발표하는 등 가왕이라는 칭호가 어색하지 않은 명불허전의 뮤지션이다.
20집의 노래에 수록된 노래만 해도 수없이 많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노래의 장르가 매우 다양하다는 점이다. 특히, 20집에 수록된 노래는 요즘 아이돌이나 외국의 젊은 아티스트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요즘 스타일이나 조금 더 세련된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2~30대들이 조용필 아저씨 노래를 많이 듣고, 콘서트에도 많이 찾았다는 기사를 보기도 했다.
와이프에 따르면, 조용필 아저씨는 AFKN을 듣는다고 한다. AFKN에서 흘러나오는 외국의 뮤지션 음악을 듣고 트렌드를 읽고, 글로벌 대중들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고자 함으로 해석된다. 김종원 작가의 책에도 나온다. 내가 쓰는 글이 높은 수준이고, 별로 잘 쓰이지 않은 글을 보며 폄훼하기도 하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젊은 작가들이 많은데, 모차르트도 대중들이 쉽게 즐기고 만족할 만한 작곡을 하기 위해 선대의 사랑받는 작곡가들의 곡을 반복적으로 공부하고 익혔다는다고 한다. 조용필 아저씨 역시 마찬가지이다. 본인이 작곡을 할 능력도 있지만, 요즘의 트렌드는 요즘의 트렌드에 잘 편승하는 유명 작곡가 몇 작사가들에게 맡기는 것이 더 낫고, 본인은 그것을 잘 불러내는 것이 낫기에 변화를 주었다 한다. 그리고 요즘의 스타일을 전혀 어색함 없이 불러냈다. 그렇기에 2~30대 친구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뮤지션이라니, 그 얼마나 낭만 가득하지 않은가? 우리 집은 우리 아이까지도 조용필 아저씨 노래를 함께 즐긴다. 내년에는 함께 콘서트를 갈 수 있다. 2월 즈음 콘서트가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 벌써부터 장모님과 와이프는 아이까지 3대가 함께 가는 콘서트를 상상하며 기분이 매우 좋아 보이신다. 거기에 한 술 더 떠 와이프는 아버지, 어머니까지 모시고 가자며 양가 대통합의 모습을 그린다. 정말 통이 큰 여자다.
와이프가 지난주에 '앞으로 oooo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생각을 공유해달라고 했다. 보기 좋게 PPT 5페이지로 정리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5장... 몇 장 안 되는 터라 쉬이 작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겠지만, 오히려 PPT 5장은 적은 수였다. 5장 안에 나름 나의 생각을 써 두었지만, 결론은 '수학이 없는 국어'로만 작성된 불만족스러운 결과물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구체적인 목표나 생각을 담지 않은 불명확한 방향을 지닌 읽는 사라마다 해석을 달리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5장 안에 구체적인 지표, 구체적인 목표를 담아 전달을 했어야 하나, 5장이라는 장표 안에 구체적인 내용을 담기에 깔끔해 보이지 않을 것 같지 않아 일반적이고 쉬이 이해가 될 만한 말로 쓰고자 했으나, 요청한 사람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결과물이다. 5장으로 작성해 달라는 요청 사항에 집중을 하다 보니, 그 안에 담아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요청사항을 제대로 해석해 내지 못한 것이다. 와이프는 본인의 질문 의도가 담기지 않은 결과물에 실망을 했을 것이다. '수학이 없는 국어'로만 작성되었다는 그 말의 뜻을 내가 온전히 해석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더욱 구체성을 담은 내용으로 다시 생각을 전달해 보아야겠다. 와이프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내가 일을 잘하지 못하였던 것이구나 느끼게 된다. 그래서 나에게 글을 계속 써보라고 주문을 한 것인 가 보다. 어제보다는 오늘의 글이 조금씩은 나아지는 것 같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