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2025년 2월 14일 - 89일차

시나브로상승 2025. 2. 15.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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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미안함]

EBS 다큐먼츠에 며칠 전부터 아래의 썸네일을 가진 영상이 계속해서 올라왔다. 며칠 동안은 일부러 외면했다. 지금 당장은 맞벌이를 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그런데 오늘도 어김없이 알고리즘에 계속해서 올라와 있는데, 어제 아이가 숙제를 하다 울음을 터뜨렸던 표정과 비슷한 아이의 우는 모습이 보였다.

https://youtu.be/ivMUYg5l9-Q?si=Imu4uDwcMw2bLI9E

 

아이는 12개월도 되기 전부터 어린이집에 나갔고, 만 4세까지 어린이집에 밤 7~8시 넘어서 까지 있었다. 돌봄 선생님과 1대 1로 있었고, 잘 지냈던 것 같다. 하원을 위해 어린이집 초인종을 누르면 "아빠~"하고 가방도 뒷전인 채 뛰어 나왔던 기억이 난다.

 

언제나 밝다. 어린이집에서 '미소천사'로 불리었고, 유치원에서도 항상 웃고 다니는 밝은 아이라고 상담 때 들었다. 그렇게 친구들과 있을 때 웃고 있었겠지만, 혼자 남아 있었던 시간은 꽤나 외로웠을 것 같다. 그렇기에 하원을 할 때 그렇게 버선발로 뛰쳐나오지 않았었을까?

 

우리 부부가 맞벌이를 하기에 시터 이모님께 맡기는 것보다 부모님께 돌봄을 요청드리는 것이 좋을 듯하여 올라와 돌보는 것을 도와주고 계시게 되었다. 공교롭게 이사를 결정하고 나서 나는 회사에서 나오게 되어 지금은 아이 곁에 나 그리고 부모님께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 작년까지 바빴던 와이프는 올해 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하고 있고, 주말에는 온전히 아이에게 집중을 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그전과 후를 비교해 보면 아이는 정말 너무 밝아지고, 말도 많이 늘었고, 사회성 또한 좋아졌다. 물론, 뮤지컬과 태권도를 다니면서 더 많은 아이들과 지내고, 이제 소통을 하는데 지장이 없을 만큼 말이 늘고 난 후부터 아이들과 더 재미있게 노는데 여념이 없는 결과라고 생각이 든다.

 

영상 내용 중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보냈으면 하는 시간을 이야기할 때, 그냥 부모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것임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 있다. 또 반대로 부모가 일을 하는데 아플 때만 일찍 오기에 차라리 늦게 오는 게 나은 것 같다는 아이의 말에 눈물이 또르르 하고 떨어졌다.

 

아이에게 내리사랑이랬던가? 오히려 내리 사랑이 아니라 그 반대말을 무어라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오름 사랑 같다. 아이는 언제나 나를 쳐다볼 때 생긋 웃어주고, 쳐다만 봐도 웃음이 나오며 사랑스러운 눈길을 보내준다.

 

그런데 반대로 해야 하는 것을 다그칠 때 미간에 힘을 주기도 하고 언성을 높이다 보니 아이의 마음을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차가워졌을 것 같다.

 

지난주에 아이가 집에 돌아와 잠을 자기 전까지는 오롯이 아이 옆에서 함께 해주겠다 다짐을 했다. 100%는 아니지만, 확실히 아이 옆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 했고, 밖이 추워 못 나가 집에서 놀이를 함께 하기도 했다. 아이 옆에서 같이 놀아주면 TV나 핸드폰 등 미디어에 의존하는 시간이 확실히 줄어든다.

 

다시금 아이와 함께 일주일 동안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아이에게 하고 싶은 것을 물어보고, 스스로 하고 싶은 것들을 나열해 계획을 세워보고자 한다. 큰 얼개를 만들어 두고, 일주일마다 이벤트에 대해 표시해 두고, 그 부분에 대한 조정을 하는 방법도 함께 고민을 해보고, 하나 둘 계획에 맞추어 시간을 함께 보내도록 하겠다.

 

그리고, 나 혼자 여행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아이에게도 의견을 물어보고 하고 싶은 것들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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