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2024년 12월 31일 - 44일차

시나브로상승 2025. 1. 1.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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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면 2024년이 가고 2025년이 온다.

 

전에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사주 풀이에 따르면 2024년은 대운이 들어오는 해이고, 나에게 있어서 가장 성공적인 한 해가 된다고 했다. 올해 초에는 그 말이 맞는 듯했다. 하지만, 한 해를 정리하는 이 시점에서 본다면 그 반대인 것 같다.

 

와이프가 작년과 비교하여 올해 나아진 것이 무엇이냐 묻는다. 곱씹어 봐도 현재의 나와 작년의 나를 비교해 봤을 때 나아진 것이 별로 없다. 마른 수건 쥐어짜듯이 생각을 짜내어 보니, 작년에 비해 몸 상태가 나아졌다. 그리고, 아이 교육과 관련된 지식 및 실행력이 늘었다. 마지막으로, 작년에 비해서 겸손해진 것 같다.

 

작년에 비해 몸 상태가 좋아진 것은 사우나와 요가 등의 운동을 거의 매일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하나 더 하면, 군것질과 식사량을 줄이고, 집밥 먹는 비율을 높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아이 교육의 경우는 직장에 나가지 않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자연스레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와이프는 바빠져 육아에 전념을 해야만 하는 환경에 노출되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아이 교육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관심을 갖고 아이의 숙제 등을 옆에서 함께해 주고, 이런저런 다양한 교육과 관련된 콘텐츠와 책에서 읽은 내용들을 아이에게 적용시켜 봄으로써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느끼게 되니 도돌이표처럼 계속 더 나은 방법을 찾고, 아이의 현재 상황을 인지해가며 이끌어 갔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겸손해진 것은 나 자신에 대해 그동안 상향 평가해왔던 것에 대한 자각과 실수투성이였던 나와의 타협하는 자세를 벗어내는 과정 중에 있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세상의 누구와 비교하더라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고, 세상의 무엇도 금세 깨우치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 분야에서는 나보다 잘하는 사람도 드물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에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고, 세상에는 내가 절대로 깨우치지 못하는 것이 있으며, 내 분야는 전체 분야에 있어 극히 일부분으로서 나만큼 할 수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이해하고 인정하게 되었다.

 

8월 크게 데이고 나서 2달간 거의 넋이 나간 채 하루하루를 보냈다. 큰 상실감과 불안감에 우울한 시간을 보냈다. 매일 잠에 들 때 '내일 아침에 내가 깨어나지 않아 와이프와 아이가 날 보고 놀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자다가 깨기를 수십 번 하기도 하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눈물이 또르르 떨어지기도 했다. 며칠 뒤 몇 달 뒤를 생각하면 불안함이 엄습하여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렸고 무서웠다.

 

44일 전 이런 상황을 와이프에게 이야기를 했고, 와이프는 내가 바보 같다며 걱정 말고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위로하고 주문했다. 그리고, 매일 같이 해야 하는 작은 루틴이 생겼다. 위 3가지는 어쩌면 그 이후에 집중적으로 개선된 부분이고, 깨우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엇 그제 동생네 식구와 비슷한 이야기를 할 때, 매제가 지금은 100%를 기준으로 했을 때 얼마나 회복하신 것 같으냐 물었다. 100%는 아니지만, 많은 부분 회복이 되었다 답했다. 100% 정상이 어느 상황인지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과거 시점을 돌아보지 않게 되었고, 미래에 불안함은 약간은 있지만, 내적 성장 중의 과정인지 자신감도 전보다 생겼고, 불안하게 만들었던 부분에 대해서 계속된 연구를 통해 방안도 하나 둘 채워 나가고 있으며, 무엇보다 신체적 건강에 따른 정신적 건강이 함께 동반되어 나아지고 있음에 전처럼 두렵지는 않다.

 

어쩌면 2024년 나에게 몰아닥친 고통들은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해주기 위한 코로나 같은 바이러스로서 나의 썩은 세포를 제거하고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 내는 계기 일 것이다. 몇 년이 지나고 2024년을 되돌아본다면, 내가 다시 태어나기 위해 마련된 한 해로서 남은 인생 전부가 최고의 시간이 되기 위한 터닝 포인트이자 대운이 들어오는 시발점이 된 한 해였음을 깨닫는 순간이 올 것이다. 나의 인생은 내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 갈 것이다. 나의 가족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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