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2025년 1월 2일 - 46일차

시나브로상승 2025. 1. 3.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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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렬한 구독자]

(방문이 열리고, 와이프가 다급히 나오며)

"시나브로상승님! 왜 아직도 블로그에 글이 올리지 않았어요! 도대체 언제 올라오는 거예요?"

 

(새벽에 일어나 거실에서 블로그에 올릴 글을 작성하고 있던 나는 놀라 벌떡 일어나며)

"어, 이제 조금 있으면 글이 올라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조금이 얼마예요?"

"어, 그러니까. 하, 한 시간 정도?"

"일어나면 볼 수 있게 좀 해주세요!"

와이프는 빵 터지며 다시 방으로 들어간다. 이 정도면 다 썼다 싶다가도 또 쓸게 생각나고, 다시 읽어보니 고쳐야 할 문장도 보이고. 한 시간이면 될 줄 알았는데, 결국은 두 시간이 걸렸다.

 

왜 빵 터졌는지 나중에 물어보니, 자기가 방문을 화들짝 열고 나왔을 때, 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놀랜 표정이 너무 웃겼단다. 와이프가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처럼 재촉하는 모습이 웃겨서, 나도 약간의 웃기고자 하는 의도를 반영하여 반응을 했던 것이 웃겼나 보다.

이처럼 와이프는 자그마한 것에도 빵 터질 때가 있다. 정말 좋을 때는 머리를 뒤로 젖히고 목젖이 다 보일 정도로 호탕하게 웃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좋다.

그러고 보니 요즘은 자그마한 상황에도 웃는 횟수가 많이 늘었다. 우울함과 화를 계속 느끼면 그러한 감정들이 관성처럼 계속 밀려온다. 반대로, 최근에는 많이 웃으려 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다 보니, 즐거운 감정들이 샘솟는 것 같다.

 

이왕이면, 웃으면 살자. '웃으면 복이 와요~.'

 

[나도 바빠요]

와이프가 이불을 빨아달라고 주문을 하고 출근을 했다. 그리고 퇴근해 돌아오자

"오빠, 오늘 이불 안 빨았어?"

(헉, 그렇네... 메모를 안 해뒀다.)

"어, 나 오늘 너무 바빴어."

"바빴다고? 왜? 무슨 일이 있었는데?"

"오늘은 1년의 시작이다, 월의 시작이기에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정리를 해야 하는 중요한 날이지."

 

그렇다. 오늘은 주식시장 개장일이다. 평소보다 한 시간 늦은 10시에 개장이 되기 때문에 느긋하게 기다리다가 장을 맞이했다. 10분 동안은 그냥 상황을 지켜본다.

 

우리나라 장은 미국처럼 pre-market 제도가 없다 보니, 야간 선물 시장이나 외국의 상황에 따라 장 시작과 동시에 반영이 되다 보니 갭 상승, 또는 갭 하락처럼 보여 변동성이 크게 증가한 채 시장을 시작한다. 예전에는 이러한 큰 변동성을 노리고 들어갔다. 시작과 동시에 잘하면 큰 수익이 나기도 한다. 반대의 경우엔 낭패를 보기도 한다.

 

지금은 그냥 이 상황이 어떻게 정리되는지를 지켜본다. 최소 10분은 지켜보자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보통은 10분~30분간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방향이 결정이 되면 그에 맞춰 하루의 운용방향을 정하고 따른다. 가령 지수가 오름세인 경우는 매수할 여력이 있을 때 그동안 정리해둔 관심종목 또는 매도하고 소량 남겨둔 종목들을 매수하는데 집중한다. 반대로 지수가 내림세인 경우에는 상향 중 종목들을 제외하고 조정받거나, 하락세가 강한 종목들을 정리한다. 그리고, 지수의 하락세가 길어질 것 같으면, 매도로 마련된 자금을 가지고 지수 인버스 ETF를 살지, VIX 지수 ETF를 살지 고민한 후 실행에 옮긴다. 어찌 보면 간단한 규칙이지만, 이런 규칙을 정한 것이 오래되지 않았다. 오늘로 46일 차 글을 올리는 데 이보다 짧은 시간이다.

 

이렇게 하고 난 후의 가장 큰 변화는 심리의 안정이다. 전에는 더 오를 거 같다 팔지 못한 채 하락세를 맞이하면 본전 생각이나 수익을 실현 시키는 것을 잘하지 못했고, 반대로 하락세인 경우에도 본전 생각이 나 손실이 커져가는데 지켜보기 일 수였다.

 

워렌 버핏의 전 며느리인 메리 버핏이 쓴 「워렌버핏의 재무제표 활용법」을 읽고 난 후 가장 기본적인 룰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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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이 최소한 10%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4천여 개가 넘는 상장된 종목들을 검색을 하는 것은 어렵다. 다행히, 트레이딩 뷰는 좋은 기능을 제공한다. Stock Screener를 이용하는 것이다. 아래 사진처럼 직전 1년의 누적된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에 필터를 걸어 종목을 찾아냈다.

 

이렇게 찾아진 종목이 얼마나 될까? 약 300 종목이다. 앞서 4천 개가 넘는 종목이라 했는데, 필터 된 종목이 겨우 300여 개 종목이다. 10%도 안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는 1차 스크리닝 된 결과이다. 두 번째는 월봉이 양봉인 종목들을 걸러내는 것이다. 이것이 2차 스크리닝이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오를 여력, 즉 목표가까지 수익률이 10% 이상인 종목을 걸러낸다. 이것이 3차 스크리닝이다.

 

오늘은 바로 이 작업을 한 것이다. 우선 1~3차 스크리닝을 한 번 한다. 1, 2차 스크리닝은 얼마 걸리지 않지만, 3차 스크리닝은 종목별로 개별 체크를 해야 하다 보니 제법 시간이 걸린다. 2차 스크리닝으로 199 종목, 3차 스크리닝을 거치니 62 종목이 남는다.

 

그리고 난 후 이제 실제 계좌 내 포트폴리오 내에서 위의 조건에 위배되는 종목들을 매도하고, 새롭게 편입할 종목을 우선순위를 정해 매수해 넣었다. 10시 15분경부터 시작된 작업이 대략 2시가 넘어 끝났다.

 

아이가 돌아올 시간 전에 마칠 수 있어 다행이다. 이제부터는 또 다른 바쁜 이유인 루틴이 시작된다. 셔틀버스 하차 후 태권도를 간다. 태권도장을 데려다주고 집에 와 오늘 하루의 투자 현황을 정리한다. 그리고 사우나를 다녀온다. 사우나를 마치고 다시 태권도장에 가 아이를 픽업하고 피아노 학원에 데려다준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집 정리와 설거지를 한다. 여유가 있으면 책을 좀 보다가 다시 학원 끝나는 시간에 맞춰 아이를 데리러 간다. 이렇게 하면 3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이처럼 나도 노는 게 아니라 나름 바쁘게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 가지고 배가 터지겠어?]

저녁은 부모님 댁으로 건너가 얻어먹었다. 와이프가 회사에서 먹고 오거나, 늦게 올 경우에는 종종 부모님댁으로 건너가 식사를 한다. 부모님께서 가까이 사시니 좋은 점이다.

 

어머니께 전화를 드리니 아버지께서 어묵탕을 끓이고 계신데, 더 넣고 끓일 테니 얼른 오라고 하신다. 룰루랄라 가벼운 마음으로 넘어간다. 집에 가니 어묵탕 냄새가 그득하다.

"밥은 따로 안 해둬서 누룽지 끓여줄게 그거 먹어." 어머니께서 집에 들어서자 나에게 말씀하셨다.

"아, 저는 어묵탕만 먹어도 돼요. 밥은 두 분이랑 아이만 드셔도 될 것 같아요."

"나도 누룽지 먹게 많이 끓여. 밥은 당신이 먹고." 아버지께서 답을 하신다.

"저는 조금만 먹을 거니 너무 신경 안 쓰셔도 돼요."

 

휴대용 인덕션을 꺼내 올려두고 어묵탕을 끓여가며 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다. 보통 탕 종류는 아버지가 끓이신다. 우리 집은 어머니보다 아버지가 음식을 하시는 터라, 나도 자연스레 집에서 음식을 주도적으로 하는 것 같다.

"이거 어떻게 끓여요? 같이 제공된 수프 넣고 끓인 건가?"

"수프 넣고, 국간장 조금 넣는 거 밖에 안 했는데?"

"전 배추, 무, 통양파 넣고 지난번에 해 먹었는데 맛있었어요. 그리고 남은 국물과 야채에 순대 넣어서 순대 국밥 해 먹었는데 은근 맛이 어울리던데요? 어묵 국물이라 안 어울릴 줄 알았는데, 한 끼 제대로 해결했어요."

"너 머 조금 먹는다더니? 그래 가지고 배가 터지겠어?"

 

아버지께서 냉동실을 열어 남겨둔 어묵을 더 꺼내어 탕 속에 넣어주신다. 아이도 옆에서 맛있게 어묵 삼매경이다. 내가 해줄 때보다 더 맛있게 먹는 것 같다. 차 안 가져오고 걸어왔다면, 딱 소주 한 잔이 생각나는...

 

역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은 다른 사람이 해준 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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