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동안 하루에 해야 할 일 중 꼭 해야 할 4가지, 운동, 독서, 식사, 하루의 마무리 글 올리기를 다 하고 나니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잠에 들 수 있었다. 생각보다 일과 계획대로 흘러가는 것은 어렵고, 그걸 지키며 하고자 한다면 꽤나 노력이 필요하다.
아침에 아이 학교 갈 준비를 해야 하다 보니 나의 취침시간과는 상관없이 7시 전후로는 일어나야 한다. 늦게 잤음에도 불구하고 전날 먹은 비타민과 달맞이꽃 종자유 때문인지 조금 일어나기 수월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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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이 등원 셔틀을 태우고 돌아오며 어제 피부 발진으로 병원에 다녀오신 어머니께 전화를 드려보았으나, 전화기가 꺼져 있어 통화할 수 없단다. 집으로 들어와 30여 분이 지나고 나서 다시 전화를 드렸지만 여전히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한다.
괜히 불안해졌다. 주말에 이모와 여행을 가시는 어머니가 챙겨달라고 했던 5핀 충전 케이블과 비상약을 챙기고는 부랴부랴 어머니께 가 보았다. 현관문을 열고, "엄마~" 하고 부르니, "안 그래도 '차량이 도착하였습니다.' 소리 나서 너 오나 보다 했다." 하며 나오셨다. 그제야 안심이 되며 왜 전화가 꺼져있느냐 등 속사포처럼 쏘아대니, "어제 병원에서 처방해 준 항히스타민을 안 먹고 자서 자다 깨서 먹었더니 세상모르고 소파에서 잠을 푹 잤네?" 그러시는데, 그제야 "어디 봐봐요? 어제 발진 난 곳은 좀 괜찮고?" 하고 묻고는 살펴봐 드렸다.
"아침은 먹었어?" 하고 물어보신다. 시간을 보니 아들 녀석이 밥도 안 먹고 부랴부랴 온 것 같으니 밥부터 챙겨주시려나 보다. 아니면 온 김에 같이 먹고 싶으신 건지? 안 먹고 왔다는 말에 부랴부랴 식사 준비를 하시는데, 미뤄놓은 스피커 A/S 건이 있어 잠시 나갔다 온다 하고 다녀왔다.
새로 생긴 A/S 센터라 그런지 사람도 없고 30분도 안 걸려서 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니와 함께 아침을 먹고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모네 식구 이야기를 하다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우리는 할아버지가 일궈놓은 재산이 있다고 해서 일도 그만두고, 당시에 (실제로 받은 건 하나 없어 힘들었지만) 남들보다 있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제 집 드나들듯이 다녀서 너무 힘들었는데, 그때는 그냥 버는 것 족족 저축만 하고 부동산 사 놓고 가만히 두기만 해도 올라서 그때 억척같이 산 사람들이 그래도 지금은 다들 여유롭게 잘 사는데..."
어머니께서 하시려는 말씀의 주된 내용은 다를 수 있겠지만, 며칠 전 와이프랑 이야기 나누었던 내용과 매우 비슷한 결의 이야기였고, 어찌 보면 나도 기댈 구석이 있으니 말랑말랑하게 살았고,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그렇게 대충대충 하면서 살아온 것이 아닐까 했던 그 생각이 또다시 들게 되었다.
요 며칠은 계속 와이프랑 나눈 이야기를 누군가 다른 사람을 통해서 계속 반복적으로 듣게 되고, 그 부분에 대해서 곱씹게 되는 상태인 것 같다. 반복은 좋은 학습의 방법이다. 이렇게 일상에서 오가는 대화에 계속된 자극을 받고 집중하며 생각을 더욱더 올곧게 단단하게 만드는 것 같다.
오늘은 청소를 도와주시는 매니저님이 오시는 날이라 집에 있기도 불편하고 해서 그냥 어머니 집 침대에 누워 책을 폈다. 등을 따뜻하게 하고 누워있으니 금세 잠이 들어버렸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 울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매니저님께서 그릇을 하나 깨뜨렸다고 난감해하시며 전화를 주셨다. 우리 집이 생기고 입주 후에 세트로 장만을 했던 접시이다 보니 애착이 가는 그런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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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어찌하겠는가? 일부러 깨뜨리신 것도 아니고 설거지하다가 놓쳐서 모서리 이가 나가버린걸... 와이프에게도 그릇 깨진 이야기를 하니, '그릇 깨진 것으로 먼가 나쁜 일이 함께 날아가고 좋은 일이 생기면 좋겠네? 매니저님께 잘 정리해 달라고 해.' 하고 답을 주더라. 매니저님께, '너무 심려치 마세요. 혹여 다치신데 없으면 괜찮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리고는 그래도 직접 얼굴 보고 말씀을 드려야 마음이 조금 더 편해지실 듯하여 얼른 집으로 향했다.
집에 들어서자 매니저님 표정이 조금 불편하다. 그래서 더욱 웃으며, "정말 괜찮습니다. 손 베이거나 해서 다치신 거 아닌 게 천만다행입니다. 그릇 깨진 걸로 액땜하고 저희 집과 매니저님께 좋은 일 생기기를 바라보죠. 그릇 깨진 게 정 맘에 걸리시면 우리 집 잘 되길 바라는 마음 가져주시고, 지금처럼 도움 잘 주시면 됩니다." 하고 얼른 자리를 피해드렸다. 매니저님은 그릇 하나 깨고는 얼마나 마음이 불편하셨을까?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고객에게 손해를 입힌 것이니 여간 불편하지 않았을까 싶다. 오후 3시 정도가 되니 고객센터에서 파손에 따른 보험 처리 신고가 들어왔다고 문자가 왔고, 매니저님께서 보험 신청을 하셨다고 문자를 넣어주셨다.
지금 도움을 주시는 매니저님이 너무 잘 해주셔서 잠깐 쉬신다고 했을 때, 와이프와 매우 아쉬워했었고, 그 이후에 도움 주시는 매니저님들께 만족하지 못해 계속해서 지금 매니저님께서 다시 일을 시작하실까 검색을 지속했었다. 그리고 마침 검색을 하는데 매니저님에 대한 후기가 올라오길래 바로 연락을 드리고 다시 해달라고 부탁을 드려 지금까지 인연을 맺고 있는 고마운 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그릇을 실수로 깨뜨리셔서 미안한 마음에 그만두실까 봐 사실 그게 더 걱정이 드는 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매니저님 일 마치고 돌아가실 때, "다음 주에 안 온다고 하시면 안 돼요. 꼭 다음 주에도 뵐게요." 하고 말씀을 드렸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노력을 해도 내 뜻대로 안될 때도 많고, 간혹 더 큰 손해를 맛보기도 한다. 실수를 만회하려고 아등바등했지만, 잘 안 되는 것이 반복될 때마다, 본전 생각에 계속 더 큰 욕심이 생기게 되고, 어느 순간에는 이성을 잃기도 한다. 감각도 무뎌지고 정신은 붕 떠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기억나지 않으며, 만날 까먹기 일 수다. 매니저님을 안심시켜 드리고 달래 드려보려고 했지만, 매니저님도 오늘 하루 굉장히 정신이 없으실 것 같다. 본인이 빨리 떨쳐 버리시길 바라본다.
오늘의 요가는 숨 쉬는 고래 선생님의 「'내 생애 첫 요가' 초보를 위한 비기너 요가」다. 사실 이 것 부터 해봤어야 하는 것 아니었나 싶다. 바른 자세를 어떻게 잡는지 하나하나 설명을 자세하게 해 주신다. 얼른 저녁 준비를 해야 했기에 빠르게 요가를 하고는 바로 저녁 준비를 시작했다.

그제 결혼기념일 식사를 위해 장을 볼 때, 와이프가 좋아하는 포항초를 봤다. 달큼한 맛이 있는 시원한 포항초 된장국을 좋아한다. 마침 냉장고에 사둔 양지도 있고 해서 끓여줘야지 생각하고 사 왔는데, 오늘 저녁을 집에서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여 준비를 했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나도 만날 식사 준비를 할 때 다른 사람들이 해 놓은 음식 레시피를 찾아서 참고하고 내 스타일로 준비하는 편이다. 그래서 '나도 요리 과정을 블로그에 정리를 해서 올려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하나하나 사진을 찍어가며 요리를 해보았다. 잘 정리해서 블로그에 이것저것 잘하는 건 아니지만 참고해서 요리할 수 있도록 올려볼 생각이다.
여하튼 간에, 오늘은 '포항초 된장국'과 '새송이버섯볶음'을 준비했다. 사진을 찍어가며 하다 보니 계속 정리를 하며 깨끗하게 요리하게 되었고, 집에 온 와이프도 너저분하지 않고 깔끔한 부엌을 보며 만족스러운 듯했다.
된장으로 하는 요리에 자신이 없는 터라 포항초 된장국이 생각보다 맛이 없게 느껴졌다. 그런데 와이프가 한 숟가락 들고는 "이거 어떻게 끓였어? 내가 끓인 것보다 더 시원하고 맛있는데?" 하고 말해줬다. 그 말을 듣고 나도 한 숟가락 들어보니 맛이 있었다. 내가 맛보았을 때는 조금 덜 끓여진 상태였나 보다. 아이는 지난번 된장 미역국의 악몽 때문인지 국을 쳐다도 안 본다. 엄마와 아빠의 요청에 마지못해 한 숟가락을 먹어보더니 O.O 표정을 짓는다. 생각했던 것보다 맛은 있었나 보다. 하지만 아이의 '엄지 척!'은 받지 못했다. 쩝...
이렇게 옆에 나를 믿어주고 지켜봐 주는 가족이 있기에 정신을 바짝 차릴 수 있게 된다. 별것 아닌데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그걸로 웃게 만들어 준다.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오랫동안 누리고 싶어 정신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겠노라 마음먹게 되었고, 식사도 끼니때마다 잘 챙겨 먹고자 하게 되었으며, 소양을 기르고자 독서를 꾸준히 할 계획도 세운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매일 자기 전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앞의 나와의 약속을 확인하고 또 내일을 다짐하는 시간을 갖고자 함이다.
오늘은 12시 전에 자려고 했는데, 벌써 12시 반이다. 그래도 계속 시간이 앞 당겨져 가고 있다. 내일부터는 12시 전에 잘 수 있겠지? 조금만 더 부지런 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