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나브로상승입니다.
트럼프는 그제 4월 5일부로 보편관세, 그리고 9일부로 상호관세 시행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후 주식시장은 패닉과도 같습니다. 코로나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인 7주 만에 지수가 약 20%가량 하락하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 7시가 조금 지난 시각 중국 정부의 대비 관세를 34% 부여한다며 보복관세를 공표하면서 전 세계 선물시장은 더 큰 패닉에 빠졌고, 순식간에 VIX 지수는 1시간 만에 10% 이상 상승을 하며 변동성을 키웠습니다.
이후 트럼프는 틱톡의 한 영상을 퍼 오며 '좋아요'를 날렸다고 합니다. 요지는 트럼프는 금리 인하를 위해 의도적인 주가 하락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고, 결국 금리 인하로 인해 경제가 다시 회복하고 더 가파르게 성장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조금 전 우리 시각 12시 30분에 연준 파월 의장의 담화에 앞서 본인의 트윗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올립니다.
- 연준(FED)는 지금 당장 금리 인하를 해야 한다. 지금이 금리 인하를 위한 완벽한 시점이다.
- 제롬 파월 의장은 항상 느리고 정치적인 행동을 한다.
- 이제 그 이미지를 바꿀 절호의 타이밍이다.
- 정치적인 행동을 멈추고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담화에서 이런 발표를 합니다.
- 관세는 예상보다 세며, 인플레이션의 상승을 초래할 것이고,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다.
- 하지만, 정책 경로를 판단하기엔 데이터가 충분치 않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 더 명확한 판단의 기로가 설 때까지 기다리기에 충분한 시점이다.
- 관세로 인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경제적 충격은 예상되며, 물가 상승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글의 제목에 트럼프는 진정으로 교활함의 끝판왕이라고 한 이유는 무엇이냐면, 바로 프레임을 씌웠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파월 의장의 담화 발표 직전에 말이죠.
누가 봐도 주가 하락의 주범은 트럼프입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발표 앞에 배턴을 파월에게 넘깁니다. 그리고 마치 답안지를 보여주며, 그대로 답을 쓰라고 합니다. 하지만, 파월은 그렇게 하지 않았죠. 기대감에 잠잠해지던 시장은 다시 변동성을 키우며 하락세를 더해갑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트럼프를 욕할까요? 아니면 파월을 욕할까요?
이미 트럼프의 트윗으로 인해 포커스는 파월로 향했고, 파월이 금리 인하만 하면 트럼프의 광기를 멈출 수 있는데 파월이 하지 않았어!라면서 파월을 비난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항상 늦었으니까요.' 정말 늦은 것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미 '그는 항상 늦다'라고 트럼프는 프레임을 씌웠고, 이 행동이 '정치적'이기까지 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는 행정부의 수장이고, 한 나라의 대통령이기에 정치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가 정치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트럼프가 항상 강조하듯 미국을 위해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수긍되는 부분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파월은 그렇지 않죠. 파월은 정치를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경제 정책을 펼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금리를 내리지 않는 것이 본인이 추구하고 있는 미국 우월주의에 방해물로서 작용을 하며 정치적인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고 프레임을 씌워 버림으로써 '파월 = 미국 우월주의 방해꾼'이라는 이미지가 낙인찍혀 버렸습니다.
트럼프는 본인에게 향해야 할 비난의 화살을 말 몇 마디로 교묘하게 파월로 향하도록 했습니다. 파월은 오늘 금리 인하의 가능성이 다소 높아졌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이야기만 했어도 비난의 수준을 큰 폭으로 감소시켰을 것입니다. 학자의 자존심인지 아니면 트럼프와 대적하고 싶은지 모르겠지만, 오늘의 코멘트를 통해 글로벌 경제 침체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트럼프 혼자가 아닌 둘 모두 또는 온전히 단독으로 비난의 화살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 된 것 같습니다.
트럼프는 정말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 그리고 그 방법이 교활하거나 비겁하더라도 강행하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오늘 전 세계는 대한민국의 뉴스에 놀라고, 트럼프의 뉴스에 또 한 번 놀라며 극과 극의 상황을 맛보았습니다. 우리를 부러워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며 '트럼프 vs 파월의 말말말'을 보며 느낀 점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많이 심란한 상황이실 것 같습니다. 다들 장기전으로 이번의 하락에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시고, 다시 천천히 제자리로 올라가며 승승장구하는 투자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상 시나브로상승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