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5월 28일 40조 규모의 기안 기금을 마련하고, 해운, 조선, 항공 등에 우선 투입하겠다고 하였으나, 아래의 기사에서 보듯이, 현재까지 집행은 많은 부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출범 두 달, 실적 0건… 40조 기안기금 왜 만들었나http://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0/07/21/2020072100180.html
그리고, 지난 2분기 실적이 발표가 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화물기가 아닌 여객기까지 화물을 싣고 가는 영업으로 흑자를 내었다고 하였고, HMM 역시 21분기만에 영업 흑자를 내는 등 정부의 40조 기안 기금 마련을 머쓱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COVID-19로 인하여 각국은 Lock Down을 하였고, 이로 인해 경제는 위축될 것이고, 각국의 수출입이 막히면서 물동량이 감소해 해운과 항공물류 업계는 힘들어질 것이라는 예측과 정 반대의 상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주의 운임은 과거 대비 2배 이상 상승하였고, 유럽 운임 역시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최근 해운 및 항공물류 운임의 상승의 원인은 무엇인지 그 배경을 알아봤습니다.
치솟는 컨테이너선 운임… HMM, 꽃길만 걸을까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411234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금의 운임 상승은 '짧은 시간 내 COVID-19로 인한 생활의 패턴의 빠른 변화'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뒤에 자세하게 설명을 하겠지만, 이러한 생활의 패턴 변화로 인하여 항공 및 화물의 양이 증가하였습니다. 반면, 해운의 경우 수/출입 물동량 감소를 우려하여 일찌감치 Scrubber(IMO 2020으로 인하여 저렴한 고유황유를 연료유로 사용하기 위해서 황산화물 저감장치를 달아야 함)를 달고자 조선소로 보낸 배들이 상반기에 많아져, 해상운송 수요의 증가와 반대로 공급이 감소하여 미주의 운임부터 빠르게 상승하였고, 유럽의 운임까지 상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해상에 놀고 있는 배가 없이 빡빡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하고, HMM의 경우 24K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유럽향/유럽발 모두 만선(보통 유럽향 화물은 배에 화물을 많이 실어 보낼 수 있으나, 유럽발 화물의 경우 유럽 선사들이 많기 때문에 만선으로 한국 국적의 선박이 화물을 가득 싣고 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을 하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생활 패턴이 변했고, 이러한 점이 어떻게 해운 및 항공 물류를 증가시켰는지 하나하나 짚어 보겠습니다. 초점은 미주 운임이 상승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의 생활 패턴 변화 위주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Lock Down 및 재택근무로 인하여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집에서 일을 하다 보니 사람들이 집을 꾸미기 시작하였습니다.
집에서 사무를 하기 위하여 Office Affairs의 구매량이 늘었습니다. 랩탑, 프린터, 캠 및 마이크 등 화상 회의 관련 장비, 라우터 등 수요가 증가하였습니다.
서재를 꾸미고 책상과 의자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사무용 의자 및 책상의 수요가 증가하였습니다.
출퇴근 시간에 소비되었던 시간이 집에서 편안히 앉아 TV를 보고 가족들과 담소를 즐기는 시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소파, 티 테이블, 침대 등 가구와 TV, 냉장고, 청소기 등 생활가전의 수요가 증가하였습니다.
주말에 피곤하여 집에 대하여 신경을 쓰지 못하였으나, 시간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이 집의 외관을 보수하고, 잔디도 다시 심고, 정원을 가꾸는 등 여유가 생기면서 인테리어, 아웃테리어 및 가드닝 등 신경을 더 많이 쓰게 됩니다.
둘째, 백화점 및 쇼핑몰에 직접 가 쇼핑을 하지 못하여 온라인 쇼핑의 양이 늘었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온라인 쇼핑을 하게 된 점이 무슨 큰 영향이냐 하시겠지만, 물류 측면에서는 엄청난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쇼핑을 할 경우 Fitting Room에 가서 입어보고 확인한 후 필요한 것만 사게 된다면, 온라인 쇼핑의 경우 일단 맘에 드는 것을 장바구니에 담고 주문을 한 후에 맘에 들지 않는 것은 반품을 하게 됩니다. 보통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쇼핑의 구매량은 2~3배 정도 된다고 합니다. 물류라는 것은 운송 숫자가 중요합니다. 기존 생산자에서 소비자로의 한 방향의 운송의 숫자가 월등히 높았더라면, 지금은 일부 양 방향의 운송이 증가되었다는 점입니다. 소비자의 주문량은 기존 대비 2~3배 늘었기 때문에 생산자로부터의 중간 상인으로 향하는 물류가 증가를 하였고, 중간 상인과 소비가 간의 물류의 양이 양 방향으로 바뀌면서 3~5배가량 늘었다고 하니 단 시간 내 수요가 급증을 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너도나도 생필품 사재기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란 나라는 원래 대형마트에서 일주일 내지 한 달 치 생필품을 창고와 냉장고에 쌓아두고 생활을 합니다. 가뜩이나 그렇게 대량 소비를 하던 사람들이 COVID-19로 인하여 마스크 생산을 위해 펄프가 사용되어 휴지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는 기사와 동시에 전국의 마트에서 휴지 대란이 발생했던 기사를 읽으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이때부터 미국 사람들이 뭐든 사재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참치, 냉동식품, 라면 등 먹을 것부터 사재기를 시작했던 사람들은 이제 속옷류, 휴지, 치약, 비누 등 생필품을 미친 듯이 사재기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현재 미주향 화물의 경우 노는 배가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 스케줄 조정을 해서라도 운송에 투입할 만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전통적인 비수기로 가는 시점에서 본다면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COVID-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물동량을 감소시켜 해운과 항공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리포트를 냈던 컨설팅사들 증권업계가 얼마나 실제 영업활동에 대하여 무지한 지 민낯을 드러낸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 부사장님께서 제게 해줬던 말씀이 생각이 나네요.
"이 대리, 이 대리는 숫자에 굉장히 밝습니다. 경제와 금융은 Math와 Science로 설명되지 않은 부분이 반드시 존재합니다. 항상 그런 점을 염두에 두시고 분석을 한다면 훨씬 더 가치 있는 분석 결과와 보다 설득력 있는 보고서가 작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짚어 본 원인은 COVID-19로부터 생긴 일시적 현상에 가깝기 때문에, 언젠가는 예전의 생활 패턴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예상할 수 있고, 이에 대해서 대응을 해야 할 시기가 도래할 것입니다.
첫 번째 변화는 3분기를 넘어 4분기가 되면 어느 정도 그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보통 집을 꾸미고 돈을 쓰다 보면 3~6개월이 지났을 때 통장 잔고 또는 카드 고지서를 받아봤을 때 현자 타임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규모가 큰 화물의 수요가 감소하여 항공보다는 해운물류에 영향이 조금 더 있을 것으로 예상해봅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제품들의 경우에는 주기가 길기 때문에, 관련 기업에 투자를 할 경우 매도 시점을 잘 잡아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반면, 두 번째 및 세 번째 이유는 당분간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COVID-19의 확산세가 잡히거나 치료제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말이죠.
생활패턴에 대한 변화와 관련된 이유를 크게 3가지를 들었습니다. 이 외에도 물류가 증가한 이유로는 진단키트 및 방역제품의 수요 증가도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제목이 생활패턴의 변화이기에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에 크게 다루지 않았습니다.
퇴근길에 지하철에 앉아 초안을 작성할 때는 관련 기업들까지 적어두긴 하였으나, 자칫 해당 종목의 추천으로 오해 아닌 오해를 하게 될 듯하여 관련 기업들은 다 삭제하였습니다. 해운물류 및 항공물류 회사 3군데는 어쩔 수 없이 이름을 남기긴 하였지만, 이 또한 추천주로서 제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급등을 한 기업들이 어떠한 이유로 상승을 하였는지에 대한 원인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오늘 회사에서 좋은 해답 거리를 찾았기에 잊어버리기 전에 복습하자는 차원에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제가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 부분에 대하여 지적하여 주시고, 설명이 더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피드백 등으로 요청 또는 부연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다들 성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