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더 퍼스트 슬램덩크 - THE FIRST SLAMDUNK

시나브로 상승 2023. 1. 9. 20:32

<< 관람 정보 및 관람평 >>

  • 관람일: 2023. 1. 8.
  • 상영관: 대전 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 Dolby Cinema
  • 방구석 별점: 9.8/10
  • 좋았던 점: 너무나도 멋진 그림체, 2D이나 어색하지 않은 영상의 디테일(실제 농구 경기를 보는 듯함), 추억 되새김, 열정이 불타오름
  • 아쉬웠던 점: 송태섭과 정대만에게 쏟는 시간 대비 강백호, 채치수, 서태웅에게 할애된 시간이 다소 적게 느껴짐. 2시간의 시간이 너무 짧음(지난주 본 아바타 3시간 정도는 되었어야 하지 않을까!!?)

=-=-=-=-=-=-=-=-=-=-=-=-=-=-=-=-=-=-=-=-=-=-=-=-=-=-=-=-=-=-=-=-=-=-=-=-=-=-=-=-=-=-=-=-=-=-=-=-=-=-=-=-=-=-=-=-=-=-

2023년을 나의 기록을 남기는 원년으로 삼다 보니, 영화를 보고 처음으로 감상평을 써본다.

 

일본에서 아바타를 누르고 BOX OFFICE 1위를 했다는 기사를 통해 슬램덩크가 영화화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배급되어 상영이 된다면 보러 가야 하나 마나 고민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보러 가고 싶었던 이유는 책 읽는 것을 즐겨 하지 않았고, 만화책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셨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기피했었던 나였는데, 슬램덩크는 내가 처음으로 본 만화책이었고, 그때 몰래 만화책을 읽으며 느꼈던 열정과 희열, 쾌감이 머리와 마음을 동시에 스쳐 지나가며 관심과 기대가 컸던 탓이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고 슬램덩크 만화책을 다시 찾는 사람들이 있단다. 여기 보니 구입이 가능하다.

쿠팡 - 슬램덩크 구매하기

 

반대로 보러 가지 않는 편이 낫겠다 싶었던 이유는 별거 아니었다. '혼자서 궁상맞게 영화관을 가나?' 싶은 생각 때문이었다.

 

포털 사이트나 유튜브에서 한 번만 검색을 해도 그와 관련된 기사며, 콘텐츠가 계속해서 나에게 주어진다. 예고편에서 짤막하게 본 장면들을 통해 '와~ 애니메이션으로 나왔을 때 보다 움직임의 디테일이 굉장히 발전했구나.', 선수 소개만으로도 머리와 온몸의 털이 쭈뼛 세워지며 어릴 때 느꼈던 그 느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데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맴돌기 시작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1차 예고편 - https://youtu.be/SXkhnmdxVYw

※ 더 퍼스트 슬램덩크 2차 예고편 - https://youtu.be/sdFIv-yogIY

 

그런데 마침 와이프가 "오빠, 주말에 슬램덩크 보러 갈까?" 하고 물어보는 것이 아닌가? "그래, 그럼 바로 예매할게" 하고는 부랴부랴 메가박스 앱을 열고 돌비 시네마관에 두 자리를 예약했다.

 

놀랬던 사실은 와이프는 슬램덩크를 본 적이 없단다. 그럼에도 슬램덩크를 보고 싶어 물어봤다고 한다. 아마 내가 검색하고 봤던 슬램덩크 기록으로 유튜브에서 몇 개의 콘텐츠를 보고 기사도 읽었나 보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당연히 강백호 중심의 이야기가 펼쳐질 것아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영화 시작과 동시에 반쯤 풀린 듯한 눈을 보고는 송태섭이 이야기의 시작을 펼치는데 다소 의아함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영화는 송태섭의 어린 시절부터 성장하는 스토리 + 산왕공고와의 경기를 번갈아 가며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지역의 뛰어난 유소년 선수였던 형 송준섭의 그늘 아래였지만, 형의 그늘에 포기하지 않고 겉 멋이 들어간 자기만의 농구를 만들어 낸 송태섭, 그리고 포인트 가드로서 팀의 선봉장 역할을 하며 팀 동료 개개인의 개성, 전체적인 판의 흐름, 그걸 종합한 전략을 최전선에서 지휘하는 포인트가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 주었다.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스스로 송태섭이 되어 최강 산왕공고의 엄청난 기세에 중압감을 느꼈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계속되는 난관에 힘들었으며, 강백호의 허무 맹랑한 파이팅에 함께 다시 일어서기도 했다. 그리고 머릿속에 '포기하지 않는다'를 되새기며 '10점 차까지 줄이면 이길 수도 있다' → '2분이란 시간에 5분은 충분하다' 등 계속된 가능성에 대한 되새김을 함께 했다. 그렇게 한 점 한 점 따라갈 때의 카타르시스를 느꼈고, 마지막으로 남은 에너지까지 끌어모으며 승리를 향해 팀원 전체가 하나가 되어가면서 마지막 채치수 주장의 '고맙다'라는 말에 하나같이 닭살이 돋는 느낌도 함께 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는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슬램덩크를 처음 보는 관객에게도 배경을 설명하고자 중간중간 송태섭의 성장 과정을 함께 보여주며 송태섭이 농구 코트 안에서의 마에스트로 역할뿐만 아니라 더 퍼스트 슬램덩크 영화 전체의 내레이터로서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서 몰입감을 극대화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본다.

 

영화 처음 장면을 다시 좀 이야기해보자면, 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은 본인의 스케치로부터 선수들의 소개를 하나둘씩 시작한다. 시작부터 이미 나는 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의 실사 느낌이 들 정도의 섬세한 그림체에 대한 완벽에의 충동에 감탄을 느끼며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내내 모션 캡처 등의 기술을 더 해 재탄생한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며 더 큰 감동과 실제 농구 경기를 보는 듯한 착각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경기 마지막 부분 영화에서 소리 하나 없이 진행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이 아마 이 영화의 가장 큰 백미가 아닌가 싶다. 300석이 넘는 영화관 내부에서 그 누구 하나 팝콘이나 음료를 마시는 등의 소리 하나 들리지 않은 채 고요함 속에서 영화의 몰입감을 끝을 향해 달려나간다. 그리고 마지막 서태웅의 패스를 받은 강백호의 슛이 골 망을 가를 때 심장이 터지면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를 쏟아내는 관객의 탄성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는데, 정말이지 미국 영화에서 봄직한 국뽕 스타일의 영화에서 느끼는 카타르시스와는 차원이 다른 쾌감과 한편으로는 힘들었던 여정의 끝에 맛보는 달콤함에 취해버린다.

 

그렇게 2시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게 몸에 힘이 들어간 채 영화를 관람하여 바로 일어설 기운조차 없었다. 크레딧이 올라가는데 반 이상의 관객이 자리를 뜨지 않더라. 나처럼 힘이 빠져서 못 일어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고, 크레딧 후에 쿠키 영상이 있을까 기대하며 기다린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짤막한 쿠키 영상은 있다.)

 

집에 돌아오고 난 후 와이프는 넷플릭스에서 슬램덩크 애니메이션 101화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찬찬히 봐야겠단다.

※ 슬램덩크 애니메이션 다시 보기는 Wavve, Tving, 넷플릭스, 쿠팡플레이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같은 추억을 가지고 추억 팔이를 하러 갔던 영화관람은 아니었지만, 둘 모두 영화를 매우 재미있게 관람을 하였고, 또 그 감동을 계속 마음속에 되뇌어 느끼면서 슬램덩크 애니메이션과 극장판을 찾아보리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으니 만족한다.